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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성엽 변호사 Mar 26. 2024

알바하려다가 보이스피싱 범죄자가 된 이유? (2화)

지난번에 작성한 대출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사기 글에 이어, 취업이 힘든 취업준비생 또는 실업자들을 취업사기로 보이스피싱에 가담시키는 수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실제로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너무나 평범한 접근 경로와 채용 공고로 보이스피싱 아르바이트를 광고하고 있다는 점에 깜짝 놀라곤 합니다.


주로 브랜드 신발포장, 상담업무 등을 한다고 하면서 일당으로 15만 원에서 많게는 30만 원 일당을 벌 수 있다고 하니 구직자 입장에서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외에도 상품권 대리구매, 명품구매대행, 서류 전달하는 등 단순서무 업무 등으로 포장해서 보이스피싱에 가담시킨다고 하니, 하는 일에 비해 고액이라고 생각되는 일에 대해서는 늘 경각심을 가지고 사전에 충분히 조사를 해야 합니다.



출처 pixabay

우리 법에서는 고의, 즉 객관적 구성요건 사실을 인식하고 그것을 실현하려는 의사가 아닌 실수로 저지른 범죄는 처벌하지 않는 것이 원칙인데요.


과실범에 대해서는 운전 중 부주의로 인한 사고와 같이 예외적인 과실범 처벌 조항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합니다.

반면, 고의는 고의이지만 확실하지 않은 고의 "범죄일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어쩔 수 없지"라는 식이라면 처벌이 가능한데요.


이를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미필적 고의라고 합니다.


보이스피싱은 위와 같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어 처벌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르바이트나 대출 등 개인의 생계를 미끼로 범행에 연루시키는 경우에는 더욱 그 불법성을 깨닫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경우 처음에는 모르고 시작했다가 범행이 반복되면서 '이거 조금 이상한데..?'라고 느끼는 순간이 오게 되는 것이죠.


이럴 때 바로 신고하거나 범행을 그만두지 않고, '어쩔 수 없지...'라는 식으로 범행을 계속 반복적으로 하게 되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어 처벌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법무법인 정앤김 인스타그램 웹툰 @jnklaw_jung


타인이 전달한 현금 등을 받아 조직에 전달할 경우에는 어떻게 처벌될까요?


채권회수 업무라면서 보이스피싱 피해자들로부터 현금을 받아 일당을 제외한 차액을 무통장입금의 방법으로 전달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흔히 '전달책'이라고 하는 이 행위는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전달책 역할을 한 것으로 신고되어 수사를 받게 되면, 피해자들과 직접 대면하면서 인상착의나 신상이 노출되어 혐의를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수사 초기단계부터 미필적 고의가 없었음을 적극적으로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러 근거자료를 보여주면서 적법한 일자리임을 강조하여 보이스피싱 조직의 수법이 치밀해서 행위자로서는 이것이 범죄에 가담하는 것이라는 점을 눈치채기 어려운 정도였다는 점을 입증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가담행위를 하면서 불법성을 깨닫고 비교적 단시간 내에 범행을 그만둔 경우도 미필적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뒷받침할 만한 정황입니다.



법무법인 정앤김 인스타그램 웹툰 @jnklaw_jung

타인 계좌에서 직접 현금을 인출하여 영수증 전달한 경우?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되어 채권추심하는 업무인 줄 알고 피해자의 체크카드를 전달받은 뒤, 돈을 인출하여 채무를 모두 변제했다는 확인서를 직접 전달해 주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런 경우 단순히 형법상 사기만이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권한이 없는 자의 명의로 작성한 문서를 피해자에게 제공됐다는 점에서 사문서위조와 위조사문서 행사까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사기죄의 형량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고, 사문서위조와 위조 사문서행사죄의 형량은 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따라서 피해자로부터 현금을 인출한 후 영수증까지 전달하는 일련의 행위를 모두 실행하였다면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보이스피싱 범행 중 파편화된 일부 업무에 가담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 명의 체크카드 요구부터 영수증 전달까지 실행했다면 미필적 고의를 부인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수사단계 대응이 중요한 이유는?



범죄사건의 경우, 경찰수사에서 시작해서 검찰수사, 법원의 판결로 단계적으로 이어지며 피의자와 수사기관(경찰, 검찰)이 범죄혐의에 대한 공방을 벌이게 됩니다.


재판과정에서는 전 단계의 수사단계를 통하여 수집된 증거들이 최종적인 법원 판단의 근거가 되는 것이죠.


따라서 범죄혐의를 제대로 다투기 위해서는 재판기일이 정해지거나 검찰로 사건이 이송된 후가 아닌 경찰조사의 첫 단계부터 모순 없이 일관되게 자신의 결백함을 주장, 입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범죄일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어쩔 수 없지'라는 인식을 판단하는 것은 미묘한 관점의 차이이기 때문에 미필적 고의의 존재 여부를 다투는 보이스피싱 사건의 경우, 더욱 신중하게 조사에 임하도록 해야 합니다.


미심쩍은 고액알바나 채권추심 업무에 연루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지만, 불행히도 이미 사건이 벌어진 이후라면 초기 수사단계부터 각별히! 대응에 유의해야 합니다.


보이스피싱 사기 사건에 연루되어 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법무법인 정앤김으로 문의 하시기 바랍니다.


02-583-2556

010-2953-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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