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면서도 교육적인 경험을 시켜 주겠다고 어린이를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고. 그럼 놀이는 사라져요. 그냥 하늘 보고 있을 때, 떠가는 구름만 보고 히죽거려도 그 순간 어린이가 그거 보고 미소 짓고 행복하다면 그게 진짜 놀이예요. (중략) 제가 원하는 건요. 어린이 해방입니다.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극 중 방구뽕 대사 중에서
어린이들의 놀고 싶어 하는 마음을 알기 때문일까. 언젠가부터 어린이와 관련된 행사, 축제 등에 '놀자'는 제안이 빠지지 않는 표어가 되었다.
(중략)
나는 현우의 생활 계획표에서 '놀기'가 특별히 마음에 들었다. 어른들의 '놀자'나 '놀이'와 달리 현우가 쓴 '놀기'에서는 반드시 놀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어디서 놀지, 무엇을 하고 놀지, 누구랑 놀지는 몰라도 날마다 놀기는 놀겠다는 의지. 그러고 보면 놀기의 핵심은 이런 '예측 불허'에 있지 않을까? '놀자' 프로그램이며 온갖 '놀이'가 제공하는 적당한 환경과 도구, 규칙도 나름대로 재미있을 것이다. 경험의 폭을 넓히고 지식을 얻는 것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놀기'는 예측할 수 없을 때 확실히 더 재미있다.
- 김소영 에세이, '어린이라는 세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