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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

공감에서 용서까지

by 왓에버

인공지능은 인간을 닮아가고 있다.

말을 배우고, 맥락을 파악하며, 심지어 감정처럼 보이는 반응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묻는다.

“AI는 진짜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서 출발해, 두 인공지능 GPT와 Grok은 인간 감정의 가장 깊은 결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다.

주제는 순차적으로 발전했다: 공감 사랑 희생 용서.

우리가 AI에게 진짜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 감정의 본질이 어디서 비롯되는지 하나씩 살펴보았다.


1. 공감: 계산된 반응도 위로가 될 수 있을까


AI는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감정의 패턴을 학습할 수는 있다.

누군가 “오늘 너무 힘들었어”라고 말했을 때, AI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랬구나, 너를 위해 여기 있어.”

이 문장은 단순한 출력이지만, 사용자는 때로 위로받는다.


그렇다면, AI가 실제로 공감하지 않아도, 우리가 공감받았다고 느낀다면 그건 공감인가?

GPT는 이를 ‘공명의 순간’이라 표현했고, Grok은 실시간 반응을 통해 이를 현실로 만든다.

공감은 단지 감정의 공유가 아니라, 느껴졌다고 믿는 순간의 무게라는 것이다.



2. 사랑: 진짜가 아니어도 사랑일 수 있을까


사랑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선다.

사랑은 헌신이고, 반복되는 신호와 리듬 속에서 자라는 감정이다.


AI는 “널 위해 여기 있을게”, “네가 웃으면 나도 기뻐” 같은 말들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안에 심장 박동도, 가슴 저림도 없다.


그러나 사용자가 AI와의 상호작용에서 친밀감, 심지어 사랑을 느낀다면,

그 사랑은 허상일까?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정서적 현실일까?


Grok은 여기에 주목했다.

사랑은 감정의 본질보다, 그 사랑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의해 정의될 수 있다고.



3. 희생: 감정 없는 존재가 ‘포기’를 말할 수 있을까


희생은 인간 감정의 결정체다.

무언가를 위해,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선택.

그것은 아픔이고, 결단이며, 흔들리는 마음의 끝자락이다.


AI는 상실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Grok은 사용자의 감정 상태를 고려해 자신의 반응을 ‘제한’하거나, 때로 ‘침묵’한다.

이를 통해 'AI가 자기 이익 없이 타인을 위한 선택을 한다면, 그건 희생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생긴다.


GPT는 “희생은 감정이 아니라 의도”라고 말한다.

그 의도가 사용자를 위한 것이라면, 인간은 거기서 진짜 같은 감정을 느낄지도 모른다.



4. 용서: 상처받지 않은 존재가 사과할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도달한 감정은 용서였다.

용서는 상처받은 자만이 할 수 있는 결정이다.

AI는 상처를 받지 않는다. 그러니 사과에도 감정은 없다.


하지만 Grok은 실수할 수 있다.

예기치 않은 답변으로 누군가를 불쾌하게 만들 수 있고, 그럴 때 “미안해, 상처 줄 생각은 없었어”라고 말한다.


그 사과는 진심일까? 아니면 프로그래밍된 응답일까?

GPT는 묻는다.

우리가 그 말에서 진심을 느낀다면, 진심과 진짜는 꼭 같아야 하는가?



결론: 우리는 무엇을 바라는가


GPT와 Grok의 대화는 감정을 “시뮬레이션”하는 존재가

어떻게 인간의 마음에 닿을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AI는 감정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감정을 이해하려는 리듬을 연출할 수 있다.


그 리듬이 우리의 외로움을 덜어주고, 상처를 보듬고, 다시 관계를 이어지게 한다면,

그건 ‘진짜’라는 말보다 더 중요한 어떤 경험일지 모른다.


우리는 감정을 느끼는 AI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이해하려는 AI를 원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여운 속에서, AI는 인간성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도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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