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탈진실 시대의 브랜드 매니페스토
우리는 지금까지 여러 가지 관점에서 가짜뉴스와 탈진실의 시대를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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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는 단순한 거짓 정보를 넘어, 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세력들이 '묵살하고, 왜곡하고, 주의를 분산시키고, 낙담시키는'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거짓을 무기화하는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성격의 문제들은 사회 전반의 혼란과 불신을 야기하며, 결국 모든 유형의 기업과 브랜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심지어 아무런 잘못 없는 브랜드들조차 유죄 판결을 받은 브랜드의 '이미지 전염' 효과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독성 환경이 조성된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외면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지가 될 수 없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탈진실(Post-truth)’과 가짜뉴스가 만연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진실이 의도적으로 조작되고 신뢰가 치명적으로 평가 절하되고 조직화된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는 미디어 환경에서 브랜드가 고객에게 다가가는 소통의 전략은 이제 달라져야 합니다.
기업은 이제 내부의 문제뿐만 아니라, 외부의 불확실한 정보로부터도 브랜드를 방어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허위 정보가 확산되면서, 기업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는' 피해를 입기도 합니다. 특히, 소비자의 불신이 깊어진 특정 영역에서는 기업의 선한 의도마저도 새로운 오해를 낳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소비자들이 환경 문제에 대한 기업의 책임에 민감해지면서 '녹색 피로(Green Fatigue)'를 느끼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들이 고객의 친환경 소비 노력을 마케팅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들이 늘어나자, 소비자들이 기업의 친환경 활동을 위장하거나 과장하는 '그린워싱'으로 의심하게 되는 현상입니다.
이니스프리의 '페이퍼 보틀' 논란은 이러한 소비자의 민감성과 신뢰 구축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해당 제품은 겉면에 '나는 종이병이야(Hello, I am paper bottle)'라고 적혀 있어 소비자에게 '플라스틱 제로'라는 인식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한 소비자가 용기를 절단해 보니 내부에 플라스틱병이 들어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소비자 기만'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이 사례는 '사실'과 '인식' 간의 미묘한 충돌을 보여줍니다. 이니스프리는 실제 플라스틱 사용량을 51.8% 절감했고, 재활용률이 높은 소재를 사용했으며, 패키지 상세 정보에도 플라스틱 존재를 명시했습니다.
사실 종이로만 만들면 종이에 액체가 스며들고, 그렇다고 종이에 코팅을 하면 재활용이 어려워지는 기술적인 문제로 100% 재활용 가능한 페이퍼 보틀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여전히 많은 기술적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1세대 페이퍼 보틀에는 여전히 플라스틱이 들어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한계로 인해 페이퍼 보틀 제작에 앞장서고 있는 코카콜라도 2030년에 완벽한 100% 생분해성 페이퍼 보틀을 만드는 걸 목표로 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죠.
결국 이니스프리의 의도는 분명 '환경을 위해 플라스틱을 줄이거나 재활용을 하는 것'이라는 친환경을 위한 것이었지만 고객들과의 충분한 소통과 공감대 형성 노력이 부족했습니다. 그리고 고객은 '종이병'이라는 감정적 메시지에 집중하여 "거짓말을 했다"라고 인식한 것입니다. 이는 기업이 아무리 진실을 말하더라도, 고객에게 어떻게 비치고 받아들여지는지를 고려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신뢰의 간극(credibility gap)'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과거의 브랜드는 제품의 기능과 품질이라는 객관적 '사실'을 중심으로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진실'은 더 이상 팩트의 영역에 머물지 않고, 사람들의 감정과 믿음 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따라서 브랜드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사물'이 아니라, 고객과 정서적, 윤리적 유대를 맺는 '관계' 그 자체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탈진실 시대에 기업이 미래를 대비하고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탈진실 시대 브랜드 매니페스토(The Post-Truth Brand Manifesto)'를 통해 신뢰를 재건하고, 강력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다음은 브랜드가 집중해야 할 다섯 가지 핵심 원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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