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주보에 수요일 어르신 식사배달 봉사자를 모집한다고 한다. 한 달에 두 번이고 1시간도 채 안 걸린다고 하여, 할 사람 없으면 제가 할까요? 말씀드렸다.
2월 1일부터 합류하기로 하고 교회로 갔는데, 같이 봉사하시는 분이 한 명 더 있다고 한다. 그분은 지난번에 하셔서 내가 오늘 그분만 잘 따라다니면서 길을 잘 기억해 두면 된다고 하셨다. 당일 교회에 도착하면 식사를 제공해 주시는 봉사단체에서 음식을 가져와 주신다.
집에서 12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에 시니어아파트로 배달을 가는데, 한 곳은 13분, 다른 곳은 2분의 식사를 챙겨가면 된다. 나이가 들면 나도 언젠가는 이런 곳으로 오게 되는 걸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분들은 매주 월수금에 이런 점심식사를 제공받으신다고 한다. 채식주의자는 고기가 없는 걸로 따로 표시를 해둔다고 한다.
이것이 그 루트이다. EV(엘리베이터)를 기준으로 방향이 바뀌므로 어떻게 식사를 나눠야 할지 금방 표시 나게 만들었다. 1층에 118호랑 5층에 512호는 BOLD체로 채식을 하시는 분들이다. 401(2) 괄호 안에 2라고 표시한 것은 2개를 드리면 된다는 것이다.
아파트를 나와서 그 앞에, 1층 타운처럼 생긴 곳이 있는데, 이곳도 시니어분들이 사시는 숙소인 것 같다. 간혹 숙소문을 두드려도 나오지 않는 분이 계신다. 그런 분들은 그냥 문 앞에 식사를 두고 온다. 친절히 메모를 붙여주시는 분도 있다. 417호나 419호로 점심을 부탁한다면서.....
오늘도 값진 경험을 했다. 웬지 모르게 마음이 뿌듯했다. 아이들이 방학을 하면 같이 한번 둘러볼 생각이다. 이런 것이 봉사구나. 사실 나도 처음 해보는 봉사활동이다. 나 외에도 많은 분들이 이렇게 봉사를 하시는 것 같다. 이분들이 한국분들이고 한국음식을 배달하는 것이라, 나에게도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 같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름대로 봉사를 하시는 많은 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