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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박사 Feb 03. 2023

106 5살 꼬마의 생일파티

만박사의 메릴랜드 일기 106


우리 집에 유일하게 겨울에 생일인 아이가 있다. 나머지4명은 모두 한여름 생일이다. 나랑 41세 차이나는 막둥이가 올해로 5살이 된다. 생일을 기억하기 쉽게 해 주려고 2월 2일에 낳았다. 얼마 전부터 몇 밤을 자면 내 생일이야? 이러면서 질문이 많아졌다. 세미 생일에는 하얀 눈이 펑펑 올 거야. 이랬더니 어제 첫눈이 오기는 했다. 오늘은 안 왔지만.    

 

이웃집 아이들과 간단히 모여 생일파티를 해주려고 마음먹었다. 옆집에 스쿨버스를 같이 타고 다니는 친구가 있는데, 언니 오빠가 4명이나 있다. 한 명은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안 온다고 쳐도 4명과, 그들의 할머니까지 5명을 초대할 수 있다. 우리 집에는 나와 아이들 3명, 또 다른 집 3명, 또 다른 집 3명 한자리에 모이면 어마어마 하지만, 다행히 몇 명은 다른 시간대에 와줬다.      


일단 벽에 뭔가를 그럴듯하게 장식해야 한다. 아이들은 시각적인 것에 약하기 때문이다. 5살이라는 큰 풍선(아마존 5.28불), 헬로키티 이미지들(14.83불), 생일축하한다는 문구(5-6불) 등 이것만 해도 돈이 많이 든다. 케이크는 2개나 협찬을 받았고, 내가 준비한 것은 과일(10달러), 김밥(16달러), 잡채(5-6달러), 떡(7.5달러), 약과(6달러), bbq 한 마리(29.99달러) 등을 샀다. 거의 100불 이상이 들었다. 언니들이 여름에 자기네 생일도 이렇게 해달라고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벽에 붙여놓은 것을 쭉 여름까지 보존해야겠다.    


 

초등학교 버스가 3시 40분쯤 오기 때문에, 4시에 파티를 시작하기로 했다. 옆집 친구의 언니, 오빠들은 우리 집안에 1년 반이 지났는데 처음으로 들어온다. 이번에 초대를 하면서 한국음식을 맛볼 기회를 주려고 전부 한식으로 준비했다. 조금씩 여러 종류를 맛보게 해 줘서 그런지 매우 맛있어했다. 약과는 코리언쿠키라고 하면서 더 먹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중간에 컵라면도 몇 개 해치웠다.      


세 시간이 지난 시점에, 두 명이 학원에 가야 할 시간이 왔다. 옆집 아이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학원 가는 아이 두 명과 엄마 두 명만 나왔다. 남편이 왔으니까 나머지 아이들은 집에서 자유롭게 숙제도 하며 각자의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집으로 가는 길에 2살 꼬맹이가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들고 온다는 전화가왔다. 세미가 그전부터 초콜릿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고 알려줘서, 이모가 생일날 사들고 갈게 했었는데, 정말로 깜짝 방문을 해줬다. 티타임을 갖고 세금과 테슬라 이야기를 하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와 밤 9시가 훨씬 넘어서 생일파티가 끝났다.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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