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박사의 메릴랜드 일기 42 [오늘은 12월의 첫날이네요...곧 눈도 오겠어요.]
40대 중반이 되고 보니, 노후를 어찌 준비해야 할지 여러 고민들이 생긴다. 노후가 되면 뭐가 필요할까? 건강한 신체, 가장 중요한 돈, 재미를 느낄만한 취미생활, 좋은 벗, 이런 것들만 준비하면 될까? 사실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보험이나 연금 이런 것도 좀 더 깊이 있게 준비를 해야 하는데, 늘 생각만 하고 있다. ㅋㅋㅋ. 나는 20년 뒤에 한국에 가서 국민연금 받으면서 살고 싶은데 그게 가능하려나........... 사업소득이 있어서 아직도 국민연금으로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하고 있기는 하다.
우리 부모님도 아직 70세가 안되셔서, 나보다 더 급한 것이 우리 부모님인데, 내가 미국에 와서 멀리 떨어져 있으니 얼굴 보는 것조차 페이스톡이 아니면 힘들다. 병원에 다녀오시면, 사진을 받아서 실비보험금 청구를 해드리는 것이 전부이다. 혹은 검사를 받으신 후 결과지를 갖고 오시면 내가 좀 알아봐 드리는 정도이다. 며칠 전에 아버지께서 전립선암 판정을 받으셨는데, 결과지를 보고 여기저기 아는 의사에게 자문을 구한 경험이 있다.
오늘 잘 아는 보험 설계사분을 도와드리기 위해 한인 어덜트 케어를 다녀왔다. 한인이 많기로 메릴랜드에서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70년대부터 이민 오신 분들이 이제는 노인이 되셨다. 이런 어덜트 케어, 센터에 오셔서 오전 시간을 즐기고, 점심도 드시고 집에 가신다고 한다. 여기에서 어떤 할아버님이 나와 린다를 보고 보험 아줌마라고 불러주셨다. 오랜만에 듣는 정겨운 단어에 별로 내색은 안 했지만, 간혹 골치 아프게 생떼 부리시는 분들도 있기는 하다. 이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노고가 너무 크실 것 같다.
Arirang Adult Med Day Care, Emmanuel Adult Medical Day Care CenterCenter 이런 곳도 있지만, 내가 오늘 다녀온 곳은 ‘무궁화 ’ 데이케어이다(절대 광고는 아닙니다.) 이곳에 나랑 친한 전도사님이 staff로 일하셔서 겸사겸사 방문했다. 이곳에 오신 어르신들은 오전 8시경에 오셔서 점심을 드시고 12시 30분경에 버스를 타시고 집으로 돌아가신다고 했다.
Address: 7483 Candlewood Rd #A HANOVER, MD 21076
이런 곳에 처음 방문한 나는 모든 게 다 새로웠다. 큰 홀에는 책상과 의자가 많이 있었고, 어르신들께서 담소도 나누시고, 공부도 하시고, 이런저런 일을 하셨다. 또한 작은 홀에는 게임하는 곳, TV 시청하는 곳, 피아노 치는 곳, 바둑 두시는 곳 등등 다양한 놀이거리를 즐길만한 공간이 있었다. 어르신들께서 완성하신 종이접기 열심히 노력하신 결과물들이 진열된 것을 보니 뿌듯하고 만족스러우셨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에 오시는 분들은 메디케이드 복지 혜택을 받으시는 분들로 60대부터 105세까지 연령층이 다양했다. 지금 시즌이 보험을 갈아타는 일, 메디케어를 신청하는 일로 보험 하시는 분들은 매우 바쁜 시간이다. 내가 아는 분은 여기에서 보험을 교체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이것저것 알아봐 주시는 업무를 하러 오셨고, 나는 그분들의 신상(주소, 연락처, 메디케어 번호, 메데케이드 번호 등 )을 정리해서 FILE UP 해주는 것을 도와 드리기로 해서 방문했다.
*미국의 의료보험은 참 복잡하지만, 보통 많은 혜택을 누리신다는 분들은 메디케어 PART A, B를 모두 받으면서, 메디케이드 혜택도 보셔야만 이런곳에 올 자격이 된다고 한다. 메디케어 PART C를 받는 분은 거의 모든것을 무료로 혜택을 보시는 것이다.
https://kr.uhccommunityplan.com/dual-eligible/enrollment/4-parts-of-Medicare-A-B-C-and-D
나는 3시간 정도만 머물 수 있어서, 일처리를 도와드리고 나오는데, 점심을 먹고 가라고 하셔서 같이 식사를 했다. 오랜만에 한국학교의 급식을 먹는 기분이었다. 이곳은 모두 한국 분들이셔서 마치 한국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할아버지나 할머님들의 젊은 시절 이민 이야기를 들으면서 친해진 분들도 있고, 낚시를 해서 돌돔을 잡아주시겠다던 할아버님도 계셨다. 먼 훗날 25년쯤 뒤에, 나도 이런 곳에 와 있는 거 아닌가??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