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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박사 Dec 04. 2024

500 맥가이버가 된 남편

미국살이의 장점??

우리 남편은 집안의 여기저기 고쳐야 하는 곳들이 있으면 손하나 까닥 안 하신다.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이다. 미국살이가 3년 반이 되어 간다. 월세 살던 집에서는 좋은 집주인을 만나서 뭐가 고장 났다고 문자만 보내면 바로 달려오셨다. 그리고 친정아빠가 다녀가시고 여기저기를 손봐주셔서 별로 아쉬운 것이 없었다.


내 집을 갖고 보니, 이런저런 보수할 곳이 눈에 들어온다. 누구 말대로 미국에서 집을 사면 헌 집도 고칠 투성이 새집도 고칠 투성이라고 한다. 그 말이 딱 맞는 표현인 것 같다. 올해 여름부터는 문제가 생기면 하나하나 검색해 가면서 남편과 고쳐보기로 했다.


1. 현관문

이사를 하면서 이삿짐센터 사람들이 자동문을 설치해 줬다. 그동안 열쇠로 문을 열고 닫는 것이 보통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특히 한국에서 살다 온 사람들이라면 아마도 나와 같은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그런데, 잠기고 난 후 다시 열렸다가 다시 잠긴다. 그래서 배터리 소모가 심하다. 알고 보니 문쪽 홈이 파인곳이 뭔가 꽉 맞지 않아서 그런 현상이 벌어졌던 것이다. 그리고 자동문 아래 예전 주인이 사용했던 문이 아직도 active 상태라서 잘못 건드리면 자동문 열고 예전 열쇠로 따고 들어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런 일을 두 번이나 겪었는데, 한 번은 거실창문 열고 넘어오고, 다른 한 번은 사다리를 타고 화장실 창문을 열고 들어온 적이 있었다. 내가 그 문으로 들어와 진다는 것이 더 신기했다.

결론적으로, 그 문쪽 홈에 달려있던 뭔가를 떼어 내고서야 제대로 한 번에 문이 닫혔다. 그리고 예전 사용하던 문은 가짜손잡이? 아마존에서 그걸 사서 교체해 버렸다. 그래서 그냥 달려만 있지, 잠글 수는 없는 손잡이로 바꾸었다.


2. 경첩

경첩은 미국에서 door hinge라고 부른다. 여닫이 문을 닫을 때 한쪽은 문틀에, 다른 한쪽은 문짝에 고정하여 문짝이나 창문을 달기 위해 쓰는 철물을 의미한다. 1층 화장실은 손님들이 올 때 사용하는데, 그 문짝의 경첩이 고장 나서 문이 잘 안 닫혔다. 아래의 이미지처럼 3개의 나사가 달려 있는데, 이것들이 헛돌면서 아무리 다시 조여도 제대로 작동을 안 한다. 맥가이버 같은 남편이 검색을 하면서 그 홈에 뭔가를 끼워 넣어서 돌리면 된다고 한다. 포도를 먹고 남은 줄기 그걸 잡자기 갖고 오더니 이런 걸로 홈을 메워서 나사를 돌리면 된다고 한다. 이게 말이 되는 걸까? 했지만 신기하게도 남편이 문을 잘 고쳤다.

3. 동파방지

이것은 집수리는 아니지만, 미국에 살면 겨울에 잔디에 물 주는 외부 호스와 연결된 수도꼭지를 반드시 잠거야 한다. 겨울에 이것이 동파되는 집이 여럿 발생하는 것을 보았다. 지난번 살던 집에서는 집주인이 이걸 안 가르쳐줘서 동파되었고, 그 옆집도 한번 동파되어서 소방차들이 오고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보통 첫 영하로 떨어지면 서둘러서 잠거야 한다. 지난번 인스펙션을 하면서 위치를 알아놨기 때문에 쉽게 할 수 있었다. 또한 그 안에 수도선? 이것도 은색 인슐레이션.... 뭔가를 사서 한번 돌려두면 더 좋다고 해서 시간 날 때 홈디포에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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