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박사의 메릴랜드 일기 57
미국의 날씨는 요상하다. 지금 12월 중순인데, 아직도 가로수에는 단풍이 있다. 우리 동네 홀푸드마켓에 이 거리의 나무가 특별한 것인지 몰라도, 이곳의 단풍은 참 오래간다. 뉴욕만큼은 아니지만 메릴랜드도 동부에 속해서 춥다. 겨울이 5개월 계속된다고 보면 된다.
이번 학기 처음으로 Code blue 공지가 날아왔다. 미국의 일기예보는 비교적 정확하다. 전날 학교에서 내일 비가 오는데, 그게 얼어서 학교에 늦게 등교할 것 같다는 등 아이들이 집에 오자마자 서로 날씨에 대한 대화를 했다. 아니나 다를까 늦은 시간에 메일로 여기저기서 공지가 왔다. 각각 학교에서 3개, 카운티 교육청에서 1개의 메일을 받았다. 분명, 전날의 날씨는 평소의 날씨와 같았다.
Code blue 공지는 2시간 늦은 등교를 하라는 내용을 담았다. 오전 7시 7분에 집에서 나가는 큰딸은 9시 7분에 나가면 스쿨버스를 탈 수 있다. 8시 18분에 나가는 둘째는 10시 18분에 집에서 나갔다. 2시간 늦은 등교나 3시간 이른 등교날에는 pre k 수업은 없다. 막둥이는 또 집에 있어야 한다. 두 시간 늦게 등교하면 두 시간 늦게 하교해야 하는데(엄마들의 바람), 도착하는 시간은 같다. 아이들의 수업시간이 단축되어 진행된다.
친한 이웃 엄마랑 점심을 먹기로 했다(10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아이들이 늦게 가서 11시 30분에 만남). 아이를 데리고 가서 뭐 먹고 싶냐고 하니 돈가스를 먹고 싶다고 해서 시켜줬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크리스마스, 연말에 어디를 가는지 서로 물어보았다. 나는 원래 사람들이 많이 여행을 가는 시기에는 주로 집에서 머문다. 더욱이 28일 날은 나에게 중요한 일정이 있어서 내가 어디를 못 간다. 큰애가 교회에서 가는 수련회는 26-29일 동안 다녀오고 30일에는 동네 극장에서 3D로 세 시간이나 아바타 2를 보러 간단다(남편과 5학, 6학년 딸 예약함). 24일은 교회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낼듯하고, 25일은 지인의 집에서 친한 몇 가구가 모여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26일은 아는 지인 가족과 허쉬 초콜릿 월드를 다녀오기로 했다. 이것만으로도 일정이 꽉 찬다. 이렇게 일정을 써내려 가보니 엄청 바쁘네.
미국은 틈틈이 코비드 테스터기를 보내준다. 한 주소지로 4개를 보내준다. 지인이 링크를 보내줘서 오늘도 신청했다. 그동안 받은 것이 많이 쌓여 있지만, 준다니까 또 받아보려 신청을 했다.
비는 계속 오고, 은근히 더 추워진다. 따뜻한 국물요리를 해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