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마지막으로 스키장에 갔던 것이 19년 12월 18일 무주리조트인 것 같다. 미국 가려면 스키도 타봐야 하는 거 아니냐며 내가 혼자서 두 딸을 데리고 가서 스키를 가르쳤다. 한 사람이 한 명만 가르쳐야 하는데, 혼자서 너무 힘들었던 추억이 있다.
미국에 온 지 1년 반이 지난 시점에, 교회에서 단체로 스키장에 간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리프트와 렌털을 모두 교회에서 지원해 준다 하여 우리 가족 모두 간다고 답장을 했다. 드디어 스키장에 가는구나. 우리 집에서 1시간 10분 정도면 가는 PA주에 속한 WHITETAIL이라는 리조트인데, MD와의 경계에 있어서 생각보다 가까운 느낌이 있다.
사진:왼쪽은 한국무주리조트... 오른쪽은 미국 스키장
9시 12분경에 집을 나섰고, 교회에서 9시 30분쯤 만나기로 했는데, 사람들이 조금 늦게 왔다. 인솔자가 집에 지갑을 두고 와서 왔다 가고, 스키장과 반대방향인 집까지 밴 1, 트럭 1, 7인승 시에나 1대가 다 같이 갔다. 스키장을 가려면 70번 도로를 타는데 18번출구 거기서 나오자마자 맥도널드가 있어서 햄버거 하나씩 챙겨 먹고 스키장으로 갔다.
*맥도널드:12820 Clear Spring Rd, Clear Spring, MD 21722
우리 멤버 중에 어른 2명은 스키를 타지 않고, 베이스캠프를 만들어 개인물품과 물 등을 준비하기로 했다. 레스토랑 이란 곳에 자리를 차지하여, 물 끓이는 포트까지 준비해 갔다. 음식도 안 시켜 먹고 거기서 가족들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우리가 전체 18명이므로 적은 인원은 아니다.
일단 표를 사야 한다. 표를 사면서 렌털한 사람들의 정보를 줘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 시간이 엄청 오래 걸렸다. 1시 30분까지도 완료하지 못했던 것 같다. 오후 2시 38분쯤 되어서 스키화를 신고 리프트로 갔으니 얼마나 오래 걸린 것인가.
*13805 Blairs Valley rd, Mercersburg, PA 17236
한국에서는 온라인으로 표를 구매하고, 현장에서 키, 몸무게, 발 사이즈를 말하면 바로 렌트가 되지만, 미국에서는 사인해야 하는 것도 많고, 특히 아이들의 렌털은 옆에서 사인해 주는 어른 사람이 필요하다. 다른 집 아이들의 서류에도 내가 대신 사인을 해주었다.
렌털샵으로 고고, 구매해 온 카드를 보여주면 직원들이 위사진의a4 용지 같은 것을 하나 준다. 스키보드는 왼쪽으로, 스키는 오른쪽으로 가라고 알려준다. 우선 헬멧을 대여하고, 통과하여 스키화나 스키보드용 신발을 대여한다. 그 뒤에 보드나 스키를 대여해 준다. 폴대는 알아서 챙겨가라고 키에 맞게 사이즈를 적어놓은 것이 참 시스템을 잘 만들어 둔 것 같다.
5학년 6학년 딸들은, 두 번째 타는 거라며, 알아서 올라갔지만, 막둥이는 내가 보드를 가르쳐주려고 같이 리프트를 타고 올라갔다. 내가 아직 감이 안 잡혀서 서로 고생을 하며 한번 내려왔다. 그 뒤로는 남편한테 막둥이를 맡기고 혼자 올라갔다. 나도 스키타고 슝슝 내려오고 싶지말입니다.
렌털샵에서 1회는 스키나 보드로 교체가 가능하다고 하여, 얼른 스키로 갈아타고 리프트를 혼자 탔다. 역시 혼자 타야 제맛이다. 슬슬 감이 잡혀서, 아이들과 같이 리프트를 몇 번 반복하여 타다가 큰딸과 더 어려운 코스로 가자라고 하면서 다른 리프트를 탔다. 올라가는 것만도 시간이 꽤 걸렸다. 내려가려면 한참 걸리겠구나 하면서 내려왔다. 몇 번이나 스키가 빠지고 넘어졌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다독거렸더니, 그 코스를 완주했다. 자신감이 생겼는지, 엄청 뿌듯해했다. 한다면 한다. 엄마의 이런정신을 꼭 배우거라...베이스캠프로 돌아가 상황을 보니, 저녁 7시에는 돌아가자면서 짐정리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가족 차로 왔기 때문에, 스키를 더 타도 되니까, 둘째랑 3번만 더 타고 내려오기로 했다.
오후 7시 28분경에 우리 일행이 막 떠나려고 하는데, 단체 사진을 찍자고 한다. 다 같이 모여 사진을 찍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중에, 뒤풀이를 하고 가자하여 식당에 갔다. 손님들이 얼마나 많은지, 세 번째로 간 식당에서 간신히 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와. 오늘 하루 힘들게 잘 놀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