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로 3. 피로는 쌓여도 지방은 쌓이지 않게

칼로리 자연 배출 능력이 있었으면.

by 하Rookie

다행스럽게도 스스로 세운 다이어트의 1 원리는 잘 지키고 있다. 덜 먹는 것. 먹는 양을 줄이고 식단도 탄수화물은 줄이고 단백질과 지방 위주로 섭취하고 있다.




제2 원리로 넘어가야 할 때. 더 움직이는 것.


칼로리 섭취를 줄이긴 했지만, 일상생활을 하는데 충분한 열량을 섭취하고 있기 때문에 살을 빼려면 운동을 해야 한다. 들어오는 것 이상으로 에너지를 소모해야 몸이 저장된 에너지를 끌어올 것 아닌가. 배에서 먼저 끌어오면 좋으련만 뱃살은 가장 나중에 빠진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나에게 글 쓸 시간이 많이 주어졌다. 고맙다 내 뱃살아.


어떤 운동이 좋을까? 맞벌이 부부라 퇴근 후에는 내가 4살 딸을 돌보고, 아내가 퇴근하면 마무리하고 자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운동을 할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한 달 뒤면 둘째가 태어날 텐데 그러면 운동시간을 확보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다.

(그때는 잠자는 시간만이라도 제대로 누릴 수 있었으면...부탁한다 둘째야)


집에서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했다. 모두가 아는 그 운동 푸쉬업(팔굽혀펴기).

meagan-stone-kC5KL_iUpL4-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Meagan Stone


체력을 (비)공식적으로 측정한 게 군대가 마지막인 것 같은데 15년 전에는 1분에 50~60개 했었다. 지금은 어떨까? 5개도 힘들다. 살면서 주기적으로 힘쓸 일이 없었기 때문에 근력이 얼마나 약해졌는지는 알 기회가 없었다. 그때보다 몸무게는 약 20kg 더 나가니까 억울해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다.


운동의 강도를 낮춰 무릎을 대고 푸쉬업을 했다. 15개 정도 할 수 있었다. 남자가 쪽팔리게 무릎 대고 푸쉬업이라니. 그래서 헬스장에 안 가고 집에서 하는 거다. 집에서 운동해야 할 이유가 또 생겼다. 배우 김우빈은 하루 200개씩 푸쉬업을 해서 태평양 어깨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나는 연예인이 아니니까 인천 앞바다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무릎을 대고 200개를 채우기로 결심하고 틈날 때마다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샤워하기 전에, 회사에서 점심 먹고 나서, 집에 와서 아이에게 TV를 틀어주고.


나흘이 지났다. 살이 극적으로 빠지면 좋겠지만 체중에 큰 변화는 없었다. 지방은 쌓이지 않은 것 같으나 피로는 쌓여갔다. 운동을 안 했을 때도 그랬지만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푸쉬업 할 때와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날 때는 중력을 뼈저리게 체감할 수 있다.




더 이상 푸쉬업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왼쪽 팔꿈치가 접었다 펴질 때마다 걸리는 느낌. '뚜둑'소리가 나더니 통증이 심해졌다. 지인 중에 물리치료사가 있어 물어보니 나의 자세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라운드 숄더(+거북목)이면 팔꿈치 인대가 짧아져 있을 수 있다고 한다. OTL. 우주의 기운이 모여 다이어트를 잘할 수 있게 만들어줘도 성공할까 말까인데. 방해하는 요소가 나타나다니.




당장은 팔꿈치가 정상이 될 수 없으니 운동을 바꿔야 한다. 다음 선택지는 스쿼트가 유력하다. 장비가 필요 없고 내가 앉았다 일어설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된다. 그러나 스쿼트는 하지 않는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나로서는 푸쉬업으로 근육통을 겪어도 생활하는데 큰 지장은 없지만, 스쿼트는 걷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고통을 선사한다. 그 고통은 생활 중에 스트레스로 작용할 것이고 그러면 운동을 하고 싶지 않을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핑계가 완벽하지 않은가?


산책이나 가벼운 러닝으로 종목을 바꿨다. 집에서 3분 거리에 학교가 있고 거기에 그네가 있다. 그네가 있으면 아이를 데리고 갈 수 있고 아이가 그네를 타는 동안 나는 걷거나 뛸 수 있다. 물론 아직 스스로 그네를 탈 수 없는 나이라서 주기적으로 밀어줘야 하지만 세게 밀어주고 운동장을 한 바퀴 돌고오면 된다.

KakaoTalk_20230811_160212936.jpg 저녁이면 학교 운동장에 그네 타러 가자고 하는 딸 덕분에 운동을 할 수 있게 되니 참 좋다?


나는 몸짱이 되려고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칼로리를 소모하기 위해서 운동하기 때문에 굳이 고중량 무산소 운동이 아니어도 되고, 격렬한 유산소 운동이 아니어도 된다. 물론 뱃살을 빼는 데는 강력한 인터벌 트레이닝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여유를 가지고 조금씩 지방을 걷어낼 것이니 굳이 많은 양의 피로를 쌓고 싶지 않다.


모순적이지만 피로도 쌓고 싶지 않고 지방도 쌓고 싶지 않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 아니기 때문에 굳이 모순이라고 할 필요가 없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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