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300년 전으로 돌려놓을 수 있다?
신체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건 '운동 열심히 해서 산소 포화도를 높이고 근육을 만들어서 대사량을 늘리면 되겠지?'라는 생각일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운동을 줄기차게 해온 사람이 아니라면 나이가 들어가면서 성장기에 비해 근육량은 줄어들고 기초 대사량은 감소한다.
그런데 내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대사를 정상화시키는 것이다. 가깝게는 산업 혁명, 멀게는 농경 사회가 시작되기 전까지 오랜 시간 인간은 배고픔에 익숙했다. 우리의 신체는 에너지를 소비하는데 특화되어 있다기보다 에너지를 저장하는 쪽으로 발달하였다. 채집&수렵 시대에는 언제 어디서 먹을 것을 발견할지 모르며, 운이 좋으면 식사를 자주 할 수 있었지만 하루 이틀 굶는 것은 다반사였을 것이고 길게는 일주일간 굶기도 하지 않았을까? 그러니 생존을 위해 우리 몸은 에너지를 잘 저장해야 했다.
(선조들이 물려준 비만 유전자다)
현대의 우리는 지나치게 많은 음식에 자주 노출되어 원래 우리가 구축하고 있던 몸의 시스템에 문제를 발생시켰다. 대사는 음식과 관련이 있지만, 음식을 단순히 칼로리라는 숫자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음식의 종류와 먹는 시간에 따라 몸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것이 연구되었다.
대사와 관련된 이론적인 내용은 다이어트에 관해 공부하던 중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다이어트 과학자'라는 채널에서 습득한 것과, 관련 내용을 인터넷으로 찾아보면서 정리한 내용이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아래 링크의 채널의 영상들을 정주행 하길 권장합니다.
링크: https://youtube.com/@GyumChoi
인트로 2편에서 언급했지만 탄수화물은, 특히 정제 탄수화물은 비만의 대주주이다. 그 이유는 정제 탄수화물은 소화되고 흡수되면서 쉽게 포도당이 되어 혈액 내에 당 함량을 높이는데, 이때 혈당을 조절하고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한 호르몬인 인슐린이 분비된다.
전기를 비유로 들어보자. 우리 몸은 220V라는 전류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하는데 음식이 들어오면 그 음식을 적절하게 처리해서 220V를 유지한다. 전압이 순간 높아지는 것처럼 혈액 속에 당분이 과도하게 존재하는 것(혈당이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췌장으로부터 인슐린이 분비된다. 인슐린은 혈액 속 당을 빠르게 에너지로 꺼내 쓸 수 있는 글리코겐의 형태로 간에 저장하고, 추가적으로 남은 당은 지방세포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단기간에 많은 양의 탄수화물, 특히 소화와 흡수가 빠른 정제 탄수화물이 몸 안으로 들어오면 인슐린은 이에 대응해 단시간에 다량으로 분비된다. 또 자주 음식을 먹게 되면 그때마다 인슐린은 분비되어 혈당을 조절해야 한다.
그래서 인슐린이 뭐가 문제란 말이지?
인슐린이 많이 지속적으로 분비되면 우리 대사 체계에 문제가 발생한다. 지방 세포는 렙틴 호르몬을 뇌의 시상하부로 보내 우리가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숟가락을 놓도록 만든다. 그런데 인슐린은 이 신호를 교란시켜 뇌가 배부르다고 인지하지 못하게 한다. 그러면? 우리는 실제로 배가 부르고 몸에 에너지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먹는 거다. "배가 불러도 계속 먹는 멍청이가 어딨 어?"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배는 부른데 뇌에서 배가 부르다고 인식하지 못한다면 배가 안 부른 것이다.
또한 체내에 인슐린이 분비되면 지방에서 에너지를 끌어 쓰는 작용이 멈춘다고 한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뭔가를 먹어서 혈당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는 것은 굳이 저장되어 있는 지방에서 에너지로 끌어올 필요가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자주 먹는 것은 우리 몸이 지방을 쓰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들어오는 음식물의 양과는 관계없이 그 음식을 처리하기 위해 그때마다 인슐린은 분비되어야 하고 그때마다 우리는 지방을 분해할 수 있는 기회를 잃는다.
살이 찌는 것, 비만은 단순하게 적은 칼로리를 섭취하고 많은 칼로리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더 복잡하게 우리의 몸에 들러붙어 있다.
탄수화물은 아예 먹지 말라는 말이냐? 그렇지 않다. 탄수화물은 우리에게 필수적인 영양소다. 탄수화물의 양과 탄수화물의 질에 변화를 줘서 우리 몸을 과거의 몸으로 돌려놓는 게 필요하다. 탄수화물의 양을 줄이고, 정제 탄수화물은 피하는 것이 좋다. 탄수화물의 양을 줄이는 것은 분비되는 인슐린의 양을 줄이려는 노력이다. 정제 탄수화물(설탕, 흰쌀밥, 면&빵 등의 밀가루)의 섭취를 줄이는 것은 소화와 흡수가 빨라 혈당이 급격하게 높아져 인슐린이 단시간에 많이 분비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여러분은 오후 3~4시쯤 '당 떨어져'라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있는가? 그것은 실제로 당이 떨어졌다기보다 점심 식사 후에 인슐린이 분비되어 높아지는 혈당을 낮춘 결과이다. 섭취된 당이 소모된 것이 아니라 인슐린이 당을 처리해서 혈당 수치를 낮췄기에 기력이 없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이다.
(당은 어디로 떨어지지 않고 간과 지방세포에 잘 저장해 놨으니 당이 떨어졌다는 염려는 붙들어 메라)
이 '당이 부족하다'는 느낌에 또 무언가를 먹는다면 인슐린은 또 분비되고 지방 분해의 기회는 물 건너가고, 인슐린이은 우리 몸의 대사 신호체계를 교란시킬 것이다. 살찔 확률 UP.
큰 아들이 청각장애를 가진 직장 동료가 있다. 아기일 때 열이 오르자 동네 병원에서 처방해 주는 해열제만 받아 먹였는데 약은 듣지 않았고, 큰 병원에 가서야 원인을 찾을 수 있었지만 이미 청각은 손상을 입은 뒤였다. 열이 나는 원인을 미리 발견해서 그에 맞게 대응할 수 있었다면 평생 아이가 불편함 속에 사는 걸 막았을 수 있었으리라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다이어트도 마찬가지다. 몸무게라는 결과에 집착해서 그 숫자를 줄이기 위해 음식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거나,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 강도 높은 운동을 하고 적게 자주 먹는 것은 체중계의 숫자를 낮출 수는 있어도 지속적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며 건강하게 살아가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섭취 칼로리 > 소모 칼로리 = 살 찜
섭취 칼로리 < 소모 칼로리 = 살 빠짐
체중의 증가나 감소를 칼로리의 산수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살이 찐다면 왜 찌는지, 단순히 많이 먹어서 찐다기보다 특정한 것을 먹어서 살이 찌는 건 아닌지, 언제 먹기에 따라 살이 찌는 것은 아닌지. (어후... 8월 중순 날씨가 매우 찐다) 이렇게 원인을 따라가다 보면 좋은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같이 게으르고 운동할 에너지도 시간도 많지 않은 사람도 살을 빼고 건강해질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자 이제 우리의 몸을 300년 전, 산업혁명 이전으로 돌릴 시간이다. 지방을 적절히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면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 대사를 만들어야 한다. 원리는 아래와 같다.
- 탄수화물 섭취를 줄인다.
- 공복을 충분히 유지한다.
- 소모되는 칼로리에 비해 약간 적게 칼로리를 섭취한다.
- 부족한 칼로리는 지방을 분해해서 쓰도록 한다.
이러한 원리들을 조합하면 요새 핫한 다이어트 방법들에 다다른다.
저탄고지: 탄수화물을 적게 지방은 많이(많이라고 표현되어 있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많이 보다 훨씬 적다)
간헐적 단식: 16시간(18시간) 공복을 유지하고 식사는 8시간(6시간) 내에서만 한다.
효과적인 다이어트에 관해 스스로 공부하고 세운 세 번째 원리는 위의 두 가지 방법을 실행하는 것이다. 이 방법이 모두에게 완벽하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내가 보기에는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후기도 전해진다. (효과는 방법을 아는 데 있지 않고 실행해 있다는 걸 명심하자)
이로써 다이어트에 관한 인트로는 끝났다. 하루 두 끼만 먹어 섭취 칼로리를 필요한 수준만큼으로만 제한하고, 가벼운 운동으로 칼로리를 소모하고,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일정시간 공복을 유지해서 대사를 정상화하는 것. 앞으로 나의 다이어트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기대감을 가지고 지켜봐 주기 바란다.
그래서 다이어트는 제대로 하고 있냐고? 글은 자주 발행하지 못하지만 다이어트를 시도한 지 한 달이 지났다. 몸의 변화와 그 소회는 차근차근 풀어 나가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