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와 사랑
"하밀 할아버지, 하밀 할아버지!"
내가 이렇게 할아버지를 부른 것은 그를 사랑하고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아직 있다는 것, 그리고 그에게 그런 이름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기 위해서였다.
-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生>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 김춘수, 꽃
누군가 당신의 '존재'를 알아볼 때, 그 알아봄이 두 사람을 통해 이 세상 속에 더 많은 '존재'의 차원을 끌어들인다. 그것이 이 세상을 구원하는 사랑이다.
- 에크하르트 톨레,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