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름을 불러주오

존재와 사랑

by 허씨씨s


"하밀 할아버지, 하밀 할아버지!"

내가 이렇게 할아버지를 부른 것은 그를 사랑하고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아직 있다는 것, 그리고 그에게 그런 이름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기 위해서였다.

-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生>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 김춘수, 꽃


누군가 당신의 '존재'를 알아볼 때, 그 알아봄이 두 사람을 통해 이 세상 속에 더 많은 '존재'의 차원을 끌어들인다. 그것이 이 세상을 구원하는 사랑이다.

- 에크하르트 톨레,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