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는 것에 대하여
"이웃을 그대들 몸처럼 사랑하라.
하지만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자가 되라!
커다란 사랑으로 사랑하고,
커다란 경멸로 사랑하라!"
-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자존감은 '나를 사랑하자' 같은 일차원적인 자기 암시로 얻어지는 것도 아니고 남들과 비교해서 내가 낫다고 생각할 때 생기는 것도 아니다. 자존감은 '나 자신을 아는 것'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나 자신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좋은 점을 극대화하려는 선한 에너지가 앞으로 걸어간 만큼 나를 존중하도록 만들어준다. 다시 말해, 타고난 것이나 주변 환경과 상관없이 나 자신과의 관계에 있어서 노력을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자존감을 만든다.
자존감이 소중한 것은, 나의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애쓸 때 우리는 타인을 있는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하고 상대의 결핍이나 불완전함을 이해할 포용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완벽주의에 묶여 자신에게 가혹한 사람이나, 자신의 껍데기 안에서 한 걸음도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은 타인에 대해서도 역시 가혹하거나 깎아내리려 할 뿐이다. 그런 사람들은 자의식은 강하지만 자존감은 낮아 자신의 문제를 상대에게 투영함으로써 해소한다. 자존감이 낮다면서 자기 연민에 빠져 우울해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주변 사람들을 감정 노동시키며 기를 빼앗는다.
한편, 내가 중요하고 매력적이라 생각하고, 생각의 결이 같다고 느낀 사람이 나를 존중해주면 그것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른다. 나 자신에게 가장 상처가 되는 말을 그 누구보다도 내가 가장 잘 알고 있기에 스스로에게 상처를 입혔지만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의 말 한 마디에 스스로 콤플렉스라고 생각했던 점이 많이 가벼워질 수 있다.
마음속 깊이 믿는 그 한 사람의 격려와 존중과 인정이 있으면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나를 인정해달라고 억지로 구걸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래서 내가 살면서 진심으로 좋아하고 따르고 싶은 선배나 친구를 만나게 되면 그들을 진심으로 믿고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 좋은 기운과 영향을 받도록 한다. 좋은 사람들을 주변에 두는 것은 그토록 중요하다.
- 임경선, 『태도에 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