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나를 보여준다.
돈이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돈이 없으면 확실히 불행해진다. 적어도 최악을 면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돈은 분명 필요하다. 그러한 면에서 돈은 우리의 내밀한 결핍의식을 자극한다. 그리고 그것이 교묘하게 우리의 삶을 갉아먹곤 한다.
돈은 삶의 전부가 아니다. 그저 가치 교환과 가치 저장의 수단일 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돈에 사로잡힐까. 나 역시 한 때는 돈에 사로잡혔음을, 그리고 지금도 종종 돈에 얽매여 산다는 것을 부정하지 못한다.
내 생각에 삶에서 일어나는 많은 불행은 욕심과 비교에서 비롯된다. 욕심과 비교는 모두 내가 가진 것 이상을 더욱 바라게 만든다. 이는 탐욕으로 이어지고 결국 자신의 역량으로 감당하지 못할 짐을 스스로에게 지운다.
돈 자체는 가치중립적인 수단이지만, 돈을 이용하는 사람은 욕심과 비교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이를 스스로 의식하고 올바르게 교정하지 않으면, 돈에 구속된 삶을 살 수밖에 없게 된다.
돈과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우선 나를 잘 이해해야 한다. 내가 무엇을 불안해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진정으로 바라는지를 알아야 그에 맞춰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것인지, 그저 우월해지고 싶은 것은 아닌지, 나의 진짜 소망은 무엇인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좋은 출발점은 이미 내가 가진 것은 충분하다는 인식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지금에 대한 어떠한 결핍의식 없이, 앞으로 내가 나아갈 길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돈은 언제나 수단이다. 진정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삶을 지향하는 가이다. 돈도 결국 나를 보여주는 것 중 하나일 뿐이다.
달리 보면 돈은 정직한 면이 있다. 내가 열심히 일한 만큼, 가진 능력만큼 돈을 벌 수 있으며, 내가 쓰는 지출은 나의 관심이 어디에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를 정직하게 직시한다면, 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돈은 많이 벌면 벌수록 더욱 좋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나를 지키는 범위 내에서 돈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돈을 좇느라 나를 잃는 건 주객전도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더 많은 돈을 추구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그 동력을 나를 이해하고 나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이용하는 것이, 삶을 건강하고 지속가능하게 살아가게 만드는 지혜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