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외로움이 나를 부를 때

by 허씨씨s

삶은 여행이다. 알지도 못한 채 홀로 왔다가, 언젠가는 다시 홀로 떠나가는 여행. 물론 그 여정에서 우리는 사람들을 환대하고, 또 사람들에게 환대받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은 혼자다. 그렇기에 삶에는 결코 씻을 수 없는 외로움이 항상 존재한다. 외로움이야말로 삶이라는 여행의 평생 동반자다.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고 해서 삶의 외로움이 가시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사람들 속에서 더 깊은 외로움을 느끼기도 하니까. 물론 사람으로부터 얻는 위로와 따뜻함은 그 무엇에도 비할 수 없는 삶의 기쁨이자 아름다움이다. 그럼에도 사람들로부터 벗어나 고독할 수 있어야 삶이라는 여행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나는 혼자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 가능하면 일 년에 한두 번, 짧게라도 홀로 여행을 다녀오는 편이다. 내 주변의 것들로부터 벗어나 나를 돌아보고 점검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단골 코스는 9월과 10월 중에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이다. 부산 숙소에서 바닷가를 바라보고, 해변을 산책하고,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책을 읽고, 영화의 전당 극장에서 새로운 영화를 보고 감독과 배우들과의 대담을 함께하고, 맛있는 음식과 와인을 함께 먹고나면, 다시 삶을 살아갈 힘을 얻게되곤 한다.

올해에는 시기가 맞질 않아 부산국제영화제 시즌이 지난 후 홀로 부산을 다녀왔다. 여전히 해운대의 바닷가 풍경은 나를 조용히 위로해주었다. 맛집 가게 사장님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계셨고, 사람이 붐비지 않는 영화의 전당은 조용히 영화를 관람하기에 쾌적하고 좋았다.


다시 상기한다. 외로움은 나의 평생 동반자임을. 외로움이 나를 부를 때면, 나는 앞으로도 홀로 여행을 떠날 것이다. 내 안에 자리잡은 외로움을 마주하고 화해하며, 외로움과 함께 단 한 번뿐인 삶이라는 여행을 알차게 꾸려나갈 것이다.

여행은 출발점을 떠나 목적지를 향한 후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간다. 삶이라는 여행의 출발점, 목적지는 어디일까. 그것은 영영 알수 없겠지만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겠노라고 다짐해본다. 이왕이면, 그 여정이 조금이나마 덜 외롭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