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

언제든 다시 높아질 수 있도록

by 허씨씨s

Manners maketh man.

- 영화, <킹스맨>


영화 <킹스맨>에서 주인공인 해리 하트, 에그시가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며 문을 걸어 잠그고, 매너 없는 등장인물들을 거침없이 제압하는 장면은 강렬한 통쾌감을 준다. 정말이지 예의, 매너가 없는 사람은 영화에서처럼 응당한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영화가 아니라서 정의구현이라며 폭력을 휘둘렀다가는 감옥행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예의와 매너, 품위가 없는 사람을 마주해야 할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까.

미셸 오바마는 말했다. "When they go low, we go high." 즉, 누군가 저급하게 행동해도, 우리는 품격 있게 행동하자는 것이다. 여력이 된다면 상대방의 품위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나는 항상 높은 품위를 보여주는 것이 올바르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왜냐면 정말로 고결한 사람만이 그러한 경지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좀 더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품위가 낮은 사람에게는 필요한 만큼 나도 낮은 품위로 대하며, 품위가 높은 사람에게는 그에 걸맞게 높은 품위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른바 탄력적으로 품위를 보이는 것이다.

내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예의, 교양, 매너가 없는 사람은 자신이 품위가 낮은 사람이란 걸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한 자기반성과 성찰이 없기에 그런 행동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사람들에게는 높은 품위를 보여줘 봤자 되려 나를 만만하게 볼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굳이 맞서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이러한 종류의 사람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며, 반드시 그들을 직면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나 또한 감정적인 친절을 거두고, 단호한 태도로 나를 지켜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나를 지켜낼 수 있다. 비록 그것이 형식적으로는 낮은 품위처럼 보일지라도 말이다.

반대로 예의, 교양, 매너가 있는 품위 있는 사람들은 그에 맞춰 품위 있게 대응해 주면 된다. 그 이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본다. 다만 어떤 품위를 선택하기에 앞서 사람과 상황을 잘 가려야만 한다.


앞서 말했듯이 가능하다면 모든 사람들에게 높은 품위를 보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그것이 힘들 때면, 나를 지켜내기 위해 단호히 선을 긋고 경계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가능하다면 품위가 없는 사람을 주변에 두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품위 없는 사람을 마주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그들에게 연민의 감정을 갖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품위란 언제나 위로만 향하는 덕목은 아니다. 때로는 나를 지키기 위해 낮아질 줄 아는 절제이기도 하다. 다만 그 낮아짐이 나를 훼손하지 않도록, 언제든 다시 높아질 수 있도록 돌아올 준비를 해두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품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