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이란

토요일에서 제일 먼 날

by 벽우 김영래

나의 여행은 항상 월요일에 돌아오는 일정이다.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일요일 아침에 나는 여행을 떠난다. 이 여행 일정엔 두 가지 큰 장점이 있다. 첫째는 숙소 예약이 쉬울 뿐 아니라 평일 요금이라 싸다는 것이고, 둘째는 한가하게 즐기는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말엔 어디를 가나 시장통 같은 곳에서 줄을 서고, 어깨를 부딪치며 먹고, 구경하고, 사진을 찍어야 하지만 일요일 오후는 여행객들이 떠나고 현지인들과 몇몇 장기 여행자들만 남는다. 썰렁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너무 붐벼 대접받지 못하는 경우도 없이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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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를 여행할 때가 특히 좋았다. 일요일 아침 두 시간을 달려 도착한 그곳에서 점심을 먹고 첨성대 앞 한옥 숙소에 짐을 풀었다. 햇살이 가득한 공원엔 사람들이 드문드문 주변을 거닐고 있었고, 그들 틈에서 여유 있게 걷고 사진을 찍었다. 숙소에 들렀다 천마총에 갔다 황리단길로 들어섰다. 한참을 걷다 다리가 아프면 카페에 들어갔고, 인터넷에서 핫플레이스로 뜨는 곳도 둘러보았다. 저녁을 먹고 숙소로 다시 돌아와 잠깐 누웠다가 첨성대와 동궁과 월지의 야경을 보러 갔다. 사진을 찍고, 밥을 먹는 일이 경쟁이 아닌 여유와 즐김이 되는 시간이었다. 남들이 허둥허둥 직장으로 떠나는 월요일 아침 첨성대 앞 계림 숲을 걷고 있었다. 속초 아바이 마을에 갔을 때도, 여수 낭만포차 거리도 일요일 오후에 거닐었고, 월요일 늘어지게 자고 한가한 고속도로를 달려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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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에게 월요일은 기다리는 토요일이 제일 먼 날이라는 절망감 때문에 마음이 먼저 힘든 날이다. 그런 날 여행에서 돌아와 쉬고 다시 시작하는 날이 화요일이면 토요일도 하루가 더 가깝다. 일요일에 떠나 월요일에 돌아오는 나의 여행은 언제나 성공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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