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도 보지 않으려 한다
"각진 단어를 골라 아프게 말하고 남이 되잖아."
후배가 페북에 올린 글이 너무 가슴에 와 닿아서 이런 말을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노래 가사라고 했다. 그래서 노래를 찾아들어봤더니 가녀린 음성의 부드럽고 애절 노랫말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라고 남에게 향하는 말은 늘 다시 나에게로 부메랑처럼 되돌아올 수 있는데, 남 생각은 손톱만큼도 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배설하듯 무심한 말들이 난무하는 소리를 들을 때면 분노를 넘어 슬픔이 밀려올 때가 있다.
사무실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분노까지는 아니지만 너무 어이없는 억지 주장이었다.
가게 앞에 소화전이 있는데 주차를 할 수없으니 불편하고 손님들도 꺼린다며 내가 낸 세금으로 만든 것이니 옮기든지 없애달라는 것이었다. 소방도로를 만들면서 주택가, 상가, 공업지역 등에는 법정 거리가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몇 번을 얘기했지만 불통이었다. 누구의 말이든 처음부터 들을 생각이 없었다는 듯 자기 말만 했다. 억지 주장이라도 정도가 있어야 하는데 너무 막무가내여서 말문이 막혔다.
그러면 반대로 인근에 화재가 발생해 진압과정에서 수원이 부족해 피해가 커졌다면 그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민원을 제기해서 뭐라고 말할까? 그것도 못 끄냐고, 왜 물이 부족하냐고 할 텐가?
소화전 인근에 주차하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도로교통법이 개정 시행되었다. 원래 소방 관련법에 금지 규정이 있었지만 실상은 유명무실했다. 현실적인 방안이 경제적인 불이익을 주는 강제적인 방향으로 바뀐 것은 안타깝지만 더 많은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선택임을 알아야 한다.
외국의 사례가 다 옳은 것은 아니지만 선진국의 경우 소방차 통행에 방해가 되는 불법 주정차는 그대로 밀고 가면서 소방차의 피해까지 배상하거나, 영화나 뉴스에서 본 것처럼 소화전 옆에 주차된 차를 그냥 부수고 호스를 전개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정서상 이런 규정들이 시행 초기에 있지만 여전히 사회적인 합의나 이해가 필요하다. 국민들의 전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함은 물론이다. 큰 사고가 나고 연일 뉴스에서 문제점이 대두되지만 현실에서의 저항은 만만치 않다.
'귀는 친구를 만들고, 입은 적을 만든다'는 탈무드의 교훈처럼 말을 할 때는 조금 더 생각하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해야 하지 않을까. 특히나 듣는 사람이 약자이거나 지위가 낮은 사람일 때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자신의 주장을 펼 때는 역지사지를 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 번 더 생각한 신중한 말이 아프지 않게, 친구가 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