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밤바다와 해남 대흥사 템플스테이
다락같은 방에서 잠을 잤다. 점심 먹고 늦은 시간에 출발했던 터라 4시간여를 운전만 해서 그랬던지 피곤했었나 보다. 여수 낭만포차 거리를 다녀와서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씻고 누웠는데 금방 잠이 들었다. 아들은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바다 보며 아침을 먹었다. 단출한 아침 식사였음에도 여행 중에 먹는 식사는 언제나 맛있다. 근 400여 킬로미터를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달렸고, 여수 밤바다와 낭만포차에서 식사하며 낯선 가수들 노래를 들으려고 했는데, 계획대로 된 것은 없었다.
도착하자마자 숙소에서 짐을 풀고 공원으로 갔는데 택시에서 내리는 순간 너무 조용했다. 사람이 넘쳐나고 있었지만 음악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주말에만 버스킹 공연을 한다는 것이었다. 광복절을 끼고 징검다리 휴일이 휴가처럼 이어지는 날인데 버스킹을 하지 않는다니. 공무원 발상인가? 아님 신청한 가수가 없었나? 아쉬웠다.
늘어선 낭만포차 앞 시장통 같은 자리에라도 끼어 식사를 해야 하는데 자신이 없었다. 술을 못하는 나로서는 그곳에 앉아서 밥만 먹기도 머쓱했고, 주인 눈치도 보였다. 매상의 큰 몫을 술이 한다는데. 술을 못할뿐더러 더위로 땀을 흘리는 사람들을 보니 빈자리를 뚫고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비가 술을 못하니 아들도 술을 못한다. 거리를 건너 이름이 낭만포차인 가게로 들어갔다. 그곳도 옆 사람과 어깨를 부딪칠 만큼 복잡했다.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외국인들이 낯선 식당에서 하는 것처럼 주변 사람들의 먹거리를 곁눈질하면서 음식을 주문했고, 먹는 방법 특이할까 조리하는 것도 보았다. 음악과 사람들 소리가 어우러져 앞에 있는 사람과 대화도 어려운 지경이었다.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공원을 한 바퀴 돌고 숙소로 돌아가려고 택시를 기다렸으나 오지 않았다. 가끔 와도 빈 택시가 없었다. 공원이 끝나가는 곳까지 걸어갔다가 다시 처음 시작되는 곳으로 거슬러 올라와도 없었다. 콜택시를 불러 간신히 돌아 돌아 숙소로 귀환을 했었다.
야트막한 산과 아래 어디쯤 바다를 품고 있어 더 푸른 하늘을 보며 해남으로 달렸다. 대흥사에서 하룻밤을 묵을 계획이다. 용기 내지 못했고, 시간이 없었고, 혼자 하기가 쑥스러워 망설였던 템플스테이를 휴가 나온 아들과 함께 하게 되었다.
긴 숲길. 창문 열고 느리게 달려 숙소를 배정받고 누워 한잠 자는 중이다. 휴식형으로 선택해서 아들이 일어나면 절에서 입는 옷을 입고, 밀짚모자 쓰고 천천히 돌아볼 예정이다.
휴식을 기대하다니, 설레고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