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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왓츠인마이트립 Dec 19. 2019

먹고 마시고 또 드세요, 라오스 먹방 여행

라오스 여행, 루앙프라방 숙소 추천, 라오스 음식 추천, 방비엥 음식 

다이어트를 하는 친구들은 나를 멀리한다.  왜냐하면 나는 음식 묘사를 기가 맥히게 하기 때문이다. 

라오스에서 먹고 마시고 또 먹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표현력이 허락하는 한 늘어놓을 예정이다. 

배고픈 사람은 이 글을 읽지 않기를 추천한다! 


일단, 나처럼 고수라면 환장하는 사람이라면 라오스에 가자. 

기본적으로 라오스는 동남아시아 국가이기 때문에 향신료의 사용이 많다.  물론 고수를 빼달라고 할 수도 있는데, 라오스어로 고수는 '팍-씨'라고 한다.   '노 팍씨 플리즈' 면  고수 없는 음식을 받을 수 있다.


방비엥에 도착하자마자 뱃가죽이 울려댔다. 

뭘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익히 유명한 한국인의 메뉴선정 노래를 중얼거리며 빠르게 거리를 스캔했다.  한 낮의 방비엥은 텅텅 비어있었고, 가게마다 손님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식당을 고르는데 매우 소심해졌다. 여행에서의 한 끼도 실패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더 그랬다.



근사하게 테라스가 잘 꾸며진 식당들이 많았으나 왠지 들어가기가 꺼려졌다. 너무 관광객을 겨냥한 듯한 느낌이라 그랬을까? 아니면 그냥 우리가 청개구리라서 그랬을까? 

우리는 최대한 허름한 곳을 찾아 들어갔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웃기다.  하루만 있어봐도 마을 자체가 관광객을 위해 만들어진 곳인 걸 알 수 있었는데.


[ 라오스 즐길거리 최저가 예약 ]


카오 팟 


카오 팟 (볶음 국수)  향신료를 싫어하는 사람도 먹을 수 있는 기본식!



카오 팟과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면이 꼬들꼬들하고 불그스름했다. 소스에 달달 볶아서 반짝거리는 양배추와 계란이 곁들여져서 나왔는데 약간 매콤하면서도 새콤달달한 맛이었다.  

방금 볶은 국수의 쫄깃함이란.

입 안에서 착착 감기는 국수의 면발과 아삭한 양배추의 맛이 일품이었다.  거기에 계란의 촉감이 부드럽게 곁들여졌다.  라오스의 어디서든 카오 팟을 아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샌드위치. 맛있었지만 길거리 샌드위치를 더 추천한다.



베이컨 샌드위치는 놀라운 크기로 식탁에 놓여졌다.길이가 핸드폰 두 개를 늘어놓은 정도였다. 

어느정도 배가 찼지만 도저히 남기고 갈 수 없는 비주얼.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베이컨은 바삭하다기보다는 부들부들했고, 육즙이 남아있었다.  한 입 씹을 때마다 토마토가 아삭하고 터졌다. 양파의 향이 기분좋게 올라왔는데, 함께 주신 소스 중 초록색 소스가 더 잘 어울렸다. 

사워 크림같은 느낌의 초록소스와  빨간 색 칠리 소스와 함께 샌드위치 안쪽에 쭉 짜놓고 먹었다. 

오기 전에 찾아본 방비엥의 유명한 샌드위치가 아니라 우리가 익히 아는 샌드위치라서 조금은 실망했지만 모든 재료가 신선해서 그런지 기분 탓인지 한국에서 먹을 때보다 맛있는 느낌이었다.



반미, 길거리 샌드위치


예? 백종원이 극찬"할"집이요? ㅋㅋㅋ


꽃보다 청춘에도 나온 그것. 방비엥에서 아마 안 먹고 가면 서운할 음식이 바로 이 길거리 샌드위치일 거다.

실제로 루앙프라방에서도 찾아봤는데 이만한 샌드위치가 없었으니 방비엥에서 꼭 먹고 가야 한다.

첫날 먹었던 샌드위치와는 차원이 다른데, 눈앞에 보이는 큰 철판에서 사장님이 갖가지 신선한 재료를 

굽고 볶아 주신다.

  

큼직큼직한 고기와 베이컨이 지글지글 익어가는 동안 양파가 고슬고슬하게 볶이고 탁 하고 깬 계란이 금세 기름에 노랗게 익는다. 

빵은 바게뜨보다 훨씬 부드럽고 말랑말랑해서 베어먹기 쉬웠다.

그리고, 대단한 건 역시 크기.  왜, 김밥천국에서 어머님들이 김밥 싸 주시는 흰색 포장 박스에 포장을 해주시는데 너무 커서 이리저리 다 삐져나온다.  서브웨이 두개를 가로로 붙이면 이정도 크기가 되려나?

재료도 신선할 뿐더러, 기름에 재료들을 한번에 넣고 볶았기 때문에 서로의 맛이 잘 배어있다.



군침도는 영상. 


 

비프 랍



비프 랍.  돌아와서 가장 먹고 싶은 라오스 음식


저녁의 방비엥은 활기찼다. 식당마다 사람들이 가득 찼고, 여느 관광지가 그렇듯 한국인들이 모여 가는 식당도 몇 군데 있었다. 유명하다는 신닷을 먹어보고 싶어 알아보았던 식당 문 앞에 서자 안 쪽으로 가득 한국 사람들이 보였다.  온통 한국어에, 메뉴판까지 한국말로 되어있는 것을 보고 언니와 나는 홀린듯 발걸음을 돌렸다.


누군가는 편안하고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어 선호하는 곳이 될 지는 몰라도, 우리는 여행지에서는 이방인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그런지 한국인들이 모여있는 곳에는 그닥 가고 싶지 않았다.

분명 일상에서 도망쳤는데 추격당한 느낌.


신닷을 포기하고 근처의 노상 식당에 앉았다. 한참 메뉴판을 들여다보다 비프 랍을 주문했다. 

라탄공예로 만든 듯한 밥 그릇과 함께 나온 비프 랍은 한국에 돌아와서 아직까지 생각나는 라오스 음식 1위로 등극하고 말았다.

신기하게도 애플 민트와 고수를 함께 넣고 볶은 듯한 이 소고기는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맛이었다.


향신료가 듬뿍 밴 소고기는 씹는 맛이 아주 좋았고, 조금 느끼해질 법 하면 애플 민트의 향이 올라와서 입 안을 싹 정리해 주었다.  밥은 우리 밥과 달리 밥알이 길쭉했는데, 우리 밥이 박나래 님이라면 라오스 밥은 장도연 님이랄까. 흔히 알고 있던 불면 날아가는 밥이 아니라 제법 찰기가 있는 밥이었다.

밥에 소고기를 듬뿍 올리고, 아삭한 숙주와 고수 향이 잘 밴 소고기, 마지막으로 애플민트를 두어 잎 올려서 한 입에 먹었다.  


깻잎,상추,마늘,고추,삼겹살,쌈장의 조화만큼이나 엄청난 페어링이었다. 

애플민트? 그런 걸 넣고 볶은 소고기를 밥이랑 먹는다고?  

먹기 전에 의심의 눈빛을 보냈다면,  나중에는 없어지는 것이 아까워서 조금씩 조금씩 아껴먹었을 정도.






블루라군에서 라면과 김치


물놀이엔 라면이잖아요.. 무시 못하잖아요...?



여기는 블루 라군 3

방비엥에는 블루 라군이 3개 있다.

1과 2로 가는 길은 매우 평온하지만 3은 가장 안쪽에 있어 찾아가기가 좀 험난하다.  그만큼 사람이 별로 없다는 메리트가 있고, 그 메리트는 언니와 나에게 꽤 큰 것이어서 우리는 라군 3으로 향했다.

꽤 고생 끝에 찾아간 블루 라군은 좀 이상한 표현이지만 정글 속의 오아시스 같았다.

새파랗게 빛나는 물과 그 뒤로 펼쳐진 구불구불한 산의 능선이 꼭 아마존 깊은 숲 속 어딘가에 온 듯한 기분이었다.  


역시나 한국인들이 꽤 많이 오는 곳인가 보다. 메뉴에 라면이 있는 것.

최대한 현지식을 먹자고 다짐했으나 물놀이에 라면이라는 진리를 외면하기는 어려웠다.  한참을 바다사자처럼 떠다니다가 라군을 바라보는 물가 테이블에 앉아 라면을 기다렸다.

뚝배기에 계란까지 풀어 제대로 된 신라면이 나왔다.  면은 잘 익어 부들부들했다. 게다가 적당한 맵기의 김치까지 곁들여졌다.  이 주방장님 최소 라잘알이다.

여기에 숯불 꼬치 메뉴를 같이 주문했는데 토마토, 고기, 야채 등이 한 꼬지에 푸짐하게도 꽂혀서 숯불에 노릇노릇 구워서 나온다.  

물가의 매점이라고 조금 만만히 봤는데 이 꼬치, 진짜다.  불맛이 풍성하게 나는데다가 야채도 고기도 쫄깃하다.  라면과 숯불꼬치... 쓰다보니까 너무 먹고싶어지는데?




대동강 맥주


대동강 맥주 맛 괜찮잖아? 그치만 치맥하긴 우리 맥주가 더 나음.



방비엥의 야시장은 작지만 알찬 편이다.  사실 크지만 여러가지 품목이 계속 반복되는 루앙프라방의 야시장보다 건질 게 많은 것 같기도 하다.


야시장 입구쯤에서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언어가 들린다.

"맥주 사가시라요. 대동강 맥주 사가시라요"


깜짝 놀라서 돌아보니 나보다 훨씬 곱고 길쭉한 북한의 여자분이 대동강 맥주를 매대에 올려놓고 외치고 있었다.  비쌌다. 라오스 물가를 생각하면 많이 비쌌다. 하지만 안 살 수 없었다.

한국의 맥주는 북한의 대동강 맥주보다 맛이 없다는 기사가 났을 때부터 나는 쭉 대동강 맥주가 너무나 궁금했다.  아마도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여기에서 대동강 맥주를 팔고 있는 거겠지.


숙소로 돌아와 야채 튀김과 김 과자를 뜯고 대동강을 땄다. 

탄산이 유난히 톡톡 쏘는 느낌이 들었다.  가벼운 라거라는 느낌보다는 무겁고 고소한 맛이 강했다.
끝에 오는 살짝 쓴맛이 딱 균형을 맞춰 주었다.  아, 확실히 우리 나라의 대기업 라거랑은 맛이 좀 달랐다.

이건 치킨이랑은 안 먹고 싶을 것 같다. 가벼운 김 과자 같은 거랑 먹어야 맛있겠다.

우리 나라는 대부분 음식에 맥주를 곁들이기 때문에 가볍고 청량하게 만들었을 테지만 대동강은 맥주에 핑거푸드를 곁들여 먹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았다.



망고 찹쌀밥


이 조합 뭐야 싶은데 맛 괜찮음. 진짜로




루앙프라방에서 가장 쇼킹했던 음식.

우리가 루앙프라방에서 묵었던 숙소(옥 팝 톡 메콩 빌라)는 수공예 타운 안에 있었다. 옥 팝 톡 메콩 빌라에서 운영하는 식당은 뷰도 좋고 음식도 모두 맛있어서 관광객들이 일부러 찾아오는 곳인 것 같았다.

외국인들이 강을 내려다보며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시내로 나가는 툭툭도 무료제공해 주었는데, 시내에서 먹은 밥만큼 이 숙소 식당에서 먹었던 음식들도 훌륭했다. 강가를 내려다보는 탁 트인 뷰 때문인지 유난히 더 시원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시도해보기가 꺼려지는 이름이었다. "망고 찹쌀밥" 한참을 고민하다가 마지막 식사로 주문했다.

정갈하게 나온 망고 찹쌀밥은 일단 예뻤다.  노란색의 망고와 보라색의 밥이 조화로웠다. 보라색 밥은 어떻게 만든걸까? 

흰 소스볼에 들어있는 것은 코코넛 밀크인 것 같았다.  찰끼가 가득한 밥을 떠서 코코넛 밀크에 적신 후, 망고를 올리고 붉은 소스를 살짝 올려서 먹어보았다.

오. 이거 고소 달달 새콤의 조화구나!


코코넛 밀크와 먹는 밥은 꼭 우리 나라 찰밥이나 약밥같은 맛이었다. 

찰밥을 우유에 살짝 적신 듯한 부드럽고 고소한 맛에 망고의 과즙이 탁 터지며 단맛이 더해지고,  소스가 단맛을 살짝 잡아주더니 새콤한 맛으로 끝이 났다. 망고가 끝이 새콤한 과일이라 느끼하지 않게 먹을 수 있는 조합이었다.   한 끼 밥이라기보다는 정말 디저트같은 느낌이다.  기대보다 훨씬 괜찮은 맛이다. 

다만,  한 번에 한 그릇 이상은 무리일 것 같았다. 달아서.


루앙프라방 먹방여행 추천 숙소 :: 옥 팝 톡 메콩 빌라 

 

소품 하나하나가 예뻤던 옥팝똑 메콩 빌라


옥 팝 톡 메콩 빌라의  매력 포인트

- 강가 뷰의 멋지고 맛있는 레스토랑

- 묵었던 방 중에 가장 아기자기하고 색이 예뻤던 방

- 시내까지 무료 툭툭 서비스 제공

- 숙소 내에 수공예품을 둘러볼 수 있는 타운




망고밥을 맛볼 수 있는 루앙프라방 숙소, 

옥 팝 톡 메콩 빌라 실시간 예약하기




[ 라오스 즐길거리 최저가 예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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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강숑


'여행이니까 하기 싫은 건 안 할래' 라는 여행 철학을 고수.

바르셀로나에 가서도 가우디를 보지 않고 온 것으로 악명높다. 

졸리면 낮잠 자고, 마음에 드는 동네 펍들을 전전하는 충동적, 즉흥적 마이웨이 여행자.
현지화 패치의 아이콘.  거리에 나가면 열에 아홉은 현지인이 길을 묻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 모르겠고 일단 도망친다, 라오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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