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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을 받을 때 사진보다 실물이 나은 사람이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종종 기대 이상이라는 말을 쓰고는 한다. 호텔을 고를 때도 프로페셔널하게 전문가가 찍은 숙소 사진만을 보고 골라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방문 전까지의 긴장감이 없지 않아 있다. 그래서 매번 호텔에 들어서기까지 약간의 설렘과 불안감을 안고 가게 되는데, 의외로 생각보다 괜찮은 곳을 발견하게 될 때 또 다른 쾌감을 맛보게 된다. 마치 재미없다고 소문난 영화가 내 마음에 쏙 들었을 때처럼, 이곳 중문의 제주 아리아 호텔이 마치 그러했다. 큰 기대 없이 방문했지만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웠던 곳.
호텔 외관 사진을 보고 느낀 점은 로고가 참 한국적인, 토종적인 느낌이었다. 아마 관광호텔 등을 떠올리기 십상인 로고가 아니었을까 싶다. 하지만 중문에서 이 가격대에 여자 둘이 묵기에 깔끔한 숙소를 고르기 쉽지 않았기 때문에 로고가 주는 옛스러움을 무시하고 예약한 곳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실제로 도착했을 때 호텔 외관을 보고는 크게 기대할 것은 없었다. 작고 조용해 보였다는 점. 그리고 낮에 일찍 도착하여 주차장이 꽤 넓어 보였고, 작은데도 불구하고 원형의 로비를 갖춘 것을 보고 실속형 호텔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한적한 주차장, 초보 운전자인 우리는 덕분에 가뿐하게 주차를 할 수 있었다.
금빛의 로비. 얼마 전 방문했던 오션팰리스 호텔이 떠올랐다. 역시 예전에 지어진 호텔들은 금빛을 좋아했던 것 같다. 그래, 호텔 로고와 참 어울리는 금빛이야.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곧바로 프런트가 보였다. 간단한 인적사항 기재후 로비를 살짝 둘러보았는데, 어머나? 하는 감탄사가 나왔다. 어디서 꽃 향기가 흘러나오는 것
이 호텔 참 재미있게 꽃내음이 솔솔 난다. 그것도 향수 같은 인위적인 냄새가 아니라 진짜 꽃 향기. 콧속을 솔솔 간지럽히는 향긋한 꽃향기에 이내 외관이 주는 분위기를 잊어버리게 되었다. 환하고 화사한 꽃들이 이곳저곳에 놓여있는 모습에 왠지 기분지 좋아졌다. 역시 꽃은 여자들의 마음을 살랑살랑이게 만드는데 선수가 아닌가 싶었다.
벽면에 있는 이 꽃 그림도 마찬가지, 1층 로비가 곳곳이 꽃으로 도배되어 있는데 과하지 않고 너무 잘 어울렸다. 과하지 않으니 부담스럽지 않고, 따사로운 햇빛이 함께 비추는 호텔 로비에 있으니 쉽게 객실로 이동하고 싶지가 않았다.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이 호텔 로비 안에서 봄이 향기를 만끽하게 되었다.
프런트 바로 옆에 엘리베이터가 있기 때문에 곧바로 객실로 이동할 수 있었다. 금빛의 엘리베이터였는데, 입구와 잘 어울렸다. 로비가 크지도 작지도 않고 장식품이 과하지도 적지도 않고, 뭔가 넘치지 않고 부족하지 않은 것에서 느끼는 편안함이 흘러나오는 곳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객실볻고에서 '오!'하는 감탄사가 나왔다. 아무래도 북유럽풍 스타일의 하늘색 벽지와 조명이 어우러지니 고급스러움이 묻어 나왔기 때문이다. 이 곳이 바로 내가 10만 원도 들이지 않고 예약한 숙소라니.. 조금 믿을 수가 없는 복도였다. 게다가 외관에는 태극기 문양이 있었는데도 말이다.
비즈니스호텔의 평범한 조명과 다른 묘한 조명. 이 복도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우리가 묵게 될 객실은 303호, 아리아 호텔은 큰 편이 아니기 때문에 3층이어도 충분히 높은 편에 속했다. 그리고 문 모양이 뭔가 예뻤다. 이렇게 무늬가 들어간 게 나는 참 좋은데, 내가 신혼집을 꾸밀 때 이렇게 북유럽풍 스타일을 지향했기 때문일까, 나는 이런 나무 무늬의 문이 참 좋다.
문을 활짝 열고 놀랐던 점은 룸도 복도와 마찬가지로 하늘 페인트가 칠해져 있었고, 그 가운데에 웬 엔틱한 공주 침대가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90년대 신혼집에서 쓰일법했던 침대이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보았던 엔틱한 공주 침대. 침대 크기 또한 정말 커서인지 우리는 촬영 후 곧바로 편안하게 낮잠을 즐길 수 있었다.
왠지 고풍스러운 느낌이 드는 침대. 침대 위 올려져 있는 보다 보들보들 해서 훨씬 마음에 들었던 침대.
침대 옆 서랍장에 물과 티가 올려져 있는 모습. 전반적으로 가구가 통일감 있는 느낌이 든다.
침대 앞에 테이블은 또 왜 이렇게 엔틱한 느낌이 드는 건지, 의자와 테이블이 너무 멋져서 집에 가져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북유럽풍의 맑고 깨끗한 느낌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고급스럽고 고풍스러운 느낌은 또 나름의 무게감이 있어 좋다. 벽에 걸린 그림과도 참 잘 어울리는 모습
그 바로 옆의 티테이블에서 깜짝 놀랐던 사실은 아리아 호텔에서 바다가 보인 다는 것. 중문에서 바다가 보이는 숙소를 6만 원대에 예약하게 된 이 기쁨. 정말 의외의 선물을 받게 된 기분이었다. 크게 오션뷰를 기대하고 온 호텔은 아니었기에 더욱 이 오션뷰가 달콤하게 느껴졌다.
화장실은 변기와 욕탕 혼합형 화장실. 거울 장식 또한 엔틱한 느낌이다. 그 옆에 욕조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화장실은 참 크게 널찍하였다. 화장실이 클수록 기분이 좋은 건 비단 나뿐만 인가.
정갈하게 놓여 있는 수건과 기타 세면용품들
다시 한번 창문 근처에서 바라본 침실의 모습. 벽 색깔과 가구들이 다른 콘셉트로 조금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조금은 무게감 있는 가구와 푸른색 페인트가 오히려 자칫 칙칙할 수 도 있는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어준 느낌이다.
객실을 둘러보고 나왔더니 어느새 시간이 흘러 해가 떨어진 모습. 작은 규모의 호텔이기에 외관만 보았을 때는 이렇게 실용적인 룸이 숨어있다고 예측하기 어려웠지만, 상당히 작고 알찬 매운 고추와 같은 느낌의 제주 아리아 호텔이다.
제주 아리아 호텔 최저가 예약하기
아리아 호텔 예약은 올스테이라는 호텔 가격비교 서비스를 이용해 예약을 하였다. 올스테이는 호텔스닷컴이나 익스피디아 등, 각 국의 다양한 여행사들의 가격은 물론 다른 가격비교 서비스에는 없는 국내 토종 여행사들도 다수 입점해있어 최저가를 비교하고 예약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제주 아리아 호텔 총평
초등학생 이전 자녀가 있고, 저렴한 가격대의 깔끔한 호텔을 원한다면 추천하는 곳이다. 더블 침대가 상당히 큰 편이어서 아이와 함께 세 가족이 자도 불편하지 않아 보인다. 또한 호텔 보이는 호텔 외관에 비해서 내부는 상당히 깨끗하고 아늑한 느낌이 든다. 잘 찾아보면 비용도 7만 원대에 결제할 수 있으니 가성비 또한 끝내주는 호텔로 추천하는 바이다.
<제주 아리아 호텔 이용 TIP>
1. 중문 관광단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근방에 어디를 놀러 가도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관광지들 사이사이 간격이 걸어 다니기에는 쉽지 않으니, 차를 렌트해도 괜찮고 가까운 거리니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2. 차를 가지고 오지 않은 경우에 근처 음식점으로 이동하고자 할 때 음식점에 차량 지원 서비스가 가능한지 사전에 전화를 해보도록 하자. 관광객을 위해 차량 지원해주는 음식점이 종종 있다.
글/사진 - 객원작가 이은지 (komuba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