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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왓츠인마이트립 Nov 23. 2015

크리스마스 in 싱가포르

#해외여행 #동남아 #싱가포르 #크리스마스

11월, 캐롤과 색색의 장식들로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나기 시작했다. 누구나 로맨틱한 기대감을 잔뜩 품는 크리스마스지만, 조용히 바쁜 틈을 타 도망가려는 2015년을 붙잡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그런데, 이런 크리스마스 시즌이 여름이라면? 최소한 시간이 지나가는 느낌은 들지 않을 것 같은 싱가폴의 한여름 크리스마스를 즐기러 떠나보자.

[싱가포르 즐길거리 최저가 예약 ]

새벽, 싱가폴 창이공항에서 오키드 호텔로

6시간에 걸친 비행 끝에, 후끈한 더운 바람과 함께 크리스마스 장식이 가득한 이국적인 나무들이 눈에 들어온다. 야자수가 즐비한 창이공항에 도착한 것이다. 새벽에 도착한 터라 미처 갈아입지 못한 니트와 청바지를 입은 채,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택시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싱가폴 여행기간 동안 묵었던 숙소는 탄종파가역 근처의 오키드 호텔로, 한국인 스탭도 있고 한국여행자들이 많이들 찾는 인기있는 숙소 중 한 곳이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서비스로도 충분히 그 의미를 알 수 있지만, 방으로 안내받은 후 가족단위 방문이 많은 이유를 잘 알 수 있었다.

이미지 출처 - 오키드 호텔 싱가포르 홈페이지

스텝의 설명에 의하면, 싱글베드 하나와 더블베드 하나로 되어있는 이 방은, 싱글베드 건너편에 있는 문을 통해 옆방과 연결되는 커넥트룸이라고 한다. 처음에 무슨문인지 몰라서 열었다가 또 문이 있는 걸 보고 당황했었는데, 5인이상 가족들이 묵을 경우 두 문을 열어두고 사용해도 좋을듯 싶었다. 이후 함께 싱가폴에 도착한 다른 일행들이 옆방으로 배정받아서 열고 지내보았는데, 스위트룸처럼 넓게 공간을 활용할 수도 있고 2개의 화장실도 북적이지 않게 편하게 쓸 수 있어 좋았다.

물론 다음번에 싱가폴을 방문할때도 또 오키드 호텔을 찾을 생각인데, 비단 룸 컨디션 때문만은 아니다. 깔끔한 인테리어, 친절한 배려가 몸에 밴 스탭들, 다양하고 맛있는 조식. 그리고 무엇보다 주변에 차이나타운, 레드닷 디자인 뮤지엄, 시티 뮤지엄, 한인 식당거리 등 가볼곳이 무궁무진하다. 게다가 걸어서 3분 거리에 위치한 탄종파가역이라니! 싱가폴 어느곳을 가든 쉽고 빠르게 갈수있는 위치 덕에 편하게 관광할 수 있는 점을 최대 장점으로 꼽고싶다.

또 하나의 장점은 직원들 반 이상이 한국인이라 의사소통에 문제가 전혀 없다는 점.

오키드 호텔을 오른쪽에 끼고 맥스웰 로드를 쭉 따라가면 맥스웰 센터가 보이는데, 바로 그 건너편에 싱가폴에서 유명한 푸드코트 중 하나인 맥스웰 푸드코트가 있다. 꽤 큰 규모의 야외 푸드센터로, 줄지어 늘어선 식당부스들로 가득한 싱가폴 특유의 푸드코트이다. 다양한 먹거리들이 있지만 사탕수수 쥬스를 가장 먼저 드셔보길 추천. 푸드코트 메인로드로 들어서면 사탕수수 쥬스가게가 많이 보이는데, 오른편에서 제일 처음으로 보이는 가게가 가장 깔끔하고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순서를 기다려 사탕수수 쥬스를 주문하면 주인아저씨가 이런저런 농담을 하시면서 사탕수수 착즙하는 과정을 다 보여주는데, 갈증해소에도 좋고 피부에도 좋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얼음 한가득 넣어서 주시는 쥬스를 한모금 마시면, 달콤하면서도 시원한 그 맛에 더위를 조금 잊을 수 있다.

빗속에서도 반짝이던 유쾌한 크리스마스

비가 부슬부슬 내림에도 불구하고 오차드 로드를 끊임없이 걸을 수 밖에 없었던 건, 거리를 예쁘게 수놓은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자아내는 동화같은 분위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습한 장마철같은 날씨에 거리 한가득 보이는 하얀솜으로 장식한 크리스마스 트리... 항상 입김 하얗게 서리던 겨울 크리스마스만 보다가 한여름 크리스마스를 경험하는 새로움이란! 가게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나는 장식들과 연말 세일들로 가득한데, 에어컨이 빵빵한 곳에서 아이스커피를 들고 [메리크리스마스!]를 외치는 낯설지만 유쾌한 크리스마스, 한 번은 꼭 겪어볼만 하다.

싱가폴의 크리스마스는 밤에 그 모습을 본격적으로 드러낸다. 반짝이는 장식들이 눈처럼 깔려있는 거리를 걸으면, 내리는 빗방울도 눈송이처럼 로맨틱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유쾌하고 반짝이는 싱가폴의 크리스마스, 아이스라떼 한 잔과 함께 즐겨보는 걸 추천한다.

매콤달콤 칠리크랩부터 중독적인 디저트까지

전세계에서 [영국음식]하면 항상 최악의 맛으로 손꼽힌다. 그런데 싱가폴 음식도 영국음식과 비등비등하다는 말을 듣고 걱정을 하지않을 수가 없었다. 영국음식은 정말 끼니를 때우는 것에 만족해야하는 수준이었기에.. 하지만 싱가폴에서 처음으로 먹었던 음식이 바로 점보레스토랑의 칠리크랩!! 싱가폴은 확실히 영국과는 달랐다. 기본으로 곁들이는 계란볶음밥에 튀긴빵까지 추가해서 눈깜짝할 새에 싹싹 비우고야 말았다.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고는 들었는데 이 정도일 줄이야... 하지만 주의할 점, 너무나 입맛에 맞는 나머지 점보레스토랑을 지점별로 방문하고 식비를 탕진할 수 있다는 것.

싱가폴에 오면 카야토스트와 진한 연유커피를 마시는 게 마치 관광코스처럼 되어버린지 오래다. 나 역시 빠질 수 없어 야쿤 카야토스트를 방문했다. 구운 식빵에 카야잼을 바르고 버터가 쏙 들어간 따끈한 토스트와 달달한 커피 한 잔에 아침의 피로가 날아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출처:Owl coffee International 홈페이지]

그리고 꼭! 귀국할때는 부엉이 커피를 사오자!! 위 그림처럼 생긴 봉지에 믹스커피 소포장이 가득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가폴 달러로 6.50달러(한화 약 6500원)! 커피는 어느 마트에서든 싸게 파니까 많이 사와서 친구들에게 선물로 주기에도 부담이 없다. 한동안 아끼고 아껴서 먹던 부엉이커피의 달달함이란! 업무에 지친 피로를 싹 날려주고도 남는다.

하지만 필자는 카야토스트보다 빈커드의 매력에 반해버리고야 말았다. 콩으로 만든 실크촉감의 푸딩인데, 과일이나 타피오카를 토핑으로 추가할 수 있다. 버블티 좋아하는 분이라면 정말 매일 방문하게 될 거라 믿는다. 토핑을 바꿔가며 먹는 재미에 매일 빈커드숍을 방문했는데, 지금은 솔직히 더 먹고 올걸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이니.. 그만큼 버블티 좋아하는 분들은 좋아하고도 남을 거라 장담해본다.

한가로움을 담은 한 잔, 한 잔 또 한 잔

실컷 맛있는 음식도 먹고 관광도 다니고 나면, 여행의 여유를 즐길 시간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 필자는 이 시간을 일행들과 맛있는 와인 한 잔, 티 한 잔 그리고 맥주 한 잔으로 보낼 수 있었다. 마리나베이샌즈 건너편 펍에서 즐긴 크리스마스 와인파티, 마리나베이샌즈몰 TWG 티숍에서 즐긴 크림티 세트도 기억에 남지만, 제일 기억에 남는건 단연코 Level33이라는 수제맥주 펍 & 레스토랑!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이 위치한 파이낸셜타워 33층에 위치한 이 펍 & 레스토랑은 들어서자마자 가득한 크리스마스 장식과 함께 보이는 황동색의 거대한 맥주통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스탭들이 자랑스럽게 맥주종류에 대해 설명을 해주곤 하는데, 굉장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레스토랑도 함께 하는 곳이라 다양한 수제맥주 샘플러와 맛있는 음식들로 가득한 메뉴를 들고 한참을 고민해서 주문하고 앉아 있는데, 마침 야외 테라스에 자리가 생겨서 그쪽으로 스탭이 자리를 옮겨주었다. 마리나베이샌즈를 포함한 싱가폴 야경과 레이져쇼를 보면서 마시는 맥주의 청량함이란! 아직도 일행들과 그 밤을 이야기하며 그리워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