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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
몇 년 전부터 봄이면 들려오는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은 간지러운 봄의 감성을 한층 돋운다.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내어서라도 꽃구경 가기가 바쁜 4월이다. 그러나 꽃놀이는 봄의 전유물이 아니다. 고등학교 때 선생님은 '가을에 피는 꽃은 봄에 피는 꽃을 시샘하지 않는다'라고 하셨다. 사실 이 뜻은 각자 피어나는 시기가 다르니 순간의 실패에 좌절하지 말라는 것이었지만 계절마다 꽃들이 각자의 매력을 뽐내며 피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겨울에는 단연 동백꽃 아니겠나. 고혹하고 강인한 모습이 사랑스러운 동백을 만나기 좋은 국내 동백꽃 명소를 소개하겠다.
멀리서 보면 오동잎처럼 보여 이름이 붙여졌다는 오동도. 오동도로 들어가는 방파제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것으로 오동도로 가는 발걸음부터 설렌다. 오동도는 섬 전체에 3천 그루 정도 되는 동백나무가 1월부터 3월까지 아름답게 동백을 꽃피운다. 꽃이 질 때쯤엔 낙화된 동백이 오동도를 가득 메워 그 운치도 남다르다.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은 여수의 겨울 여행은 동백과 함께 하는 것이 어떤가.
고산 윤선도가 사랑한 '동백의 화원' 보길도. 보길도에 갔으면 동백을 봐야 하고, 동백을 보려면 보길도로 가야 할 정도로 동백이 유명한 곳이다. 윤선도의 정원이었던 세연정과 동백숲, 동백터널 등은 이미 아름답기도 유명하고, 섬 전체가 동백마을 같다. 아름답기도 하지만 오랜 세월 바닷바람으로부터 보길도의 사람들과 집들과 가축들, 힘들게 지은 농사를 지켜주기도 한 고마운 존재다. 보길도의 동백은 가을쯤부터 피기 시작하여 12월에는 만개를 하지만 4월까지 몇 번이고 피고 진다. 동백 명소로 빼두고 가면 섭섭하다 못해 화낼 정도의 보길도. 이번 겨울 여유를 가지고 방문해보자.
거제를 처음 찾는 사람은 외도에 가지만, 거제를 잘 아는 사람은 지심도의 평화로움을 더 좋아한다. 나무의 종류와 수도 많지만 그중에서도 동백나무가 제일 많은 지심도. 과연 '동백섬'이라고 불릴 만하다. 지심도의 동백은 12월 초부터 4월 말까지 만나볼 수 있다. 사람이 손으로 가꾸었다기보다 동백이 섬을 가꾼 느낌으로, 아주 자연적인 동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동백이 피고 지기 때문에 나무에 있는 대로, 땅에 떨어진 대로 아름다운 동백을 실컷 즐길 수 있는 지심도. 배를 타고 들어가는 작은 섬으로 예쁘게 나 있는 길을 따라 2-3시간이면 섬 전체를 다 둘러볼 수 있으니 겨울 거제도 여행에서 잊지 말고 들러보기 바란다.
대륙도 빠져버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촬영지가 되었던 장사도. 지심도 못지않게 동백이 많아 '까멜리아(camellia)'로도 불린다. 적당히 외도와 지심도를 섞어둔 느낌으로, 잘 가꿔진 이국적인 공원과 아름다운 동백이 자꾸만 카메라를 들게 만든다. 통영시에 속해있지만 거제도에서도 갈 수 있다. 낮에 동백을 구경하고 나와 신선한 회에 매운탕을 먹어준다면 최고의 남해 여행이 될 것이다.
여름에는 수국으로, 겨울에는 동백으로 여심을 사로잡는 곳. 사실 동백은 고고하고 아름답지만 젊은 여행객들이 굳이 찾아다니는 꽃은 아니다. 그러나 제주의 카멜리아힐은 다르다. 소위 '인생샷' 남기기 딱 좋아 여대생들, 젊은 커플들도 일부러 찾아가는 곳이다. 6만 평 정도 되는 동양 최대의 동백 부지에 6천 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있는데, 그 종류도 아주 다양해 진정한 동백의 아름다움을 알아볼 수 있다. 또 향기 나는 동백 6종도 함께 있어 잘 몰랐던 동백의 향기까지 알 수 있는 곳이다. 미루고 미뤘던 제주 여행, 이번 겨울엔 카멜리아 힐에서 제대로 해보자.
사실 동백은 겨울에 피는 동백(冬栢)과 봄에 피는 춘백(春栢)으로 구분된다. 아주 추울 때는 피지 않고 매화가 필 때쯤 함께 피는 춘백도 아름답긴 마찬가지다. 당장 겨울 여행은 힘들다면 날이 풀리기 시작하는 3-4월에 동백 여행을 떠나도 좋겠다.
우리나라에서 몇 개 없는 동백나무숲이 있는 마량리. 마량리 동백나무숲에는 재미있는 전설도 있다. 옛 마량리 지역을 다스렸던 마량첨사(馬梁僉使)가 꿈에서 본 꽃 뭉치를 심은 것이 지금의 동백나무숲이 되었다는 것과 남편과 자식을 잃은 노파가 매일 바다에서 용왕님께 소원을 빌다 꿈에서 만난 노인이 알려준 곳에서 발견한 동백 씨를 심었더니 지금의 동백나무숲이 되었다는 것. 전설은 전설일 뿐이지만 실제로 바닷바람을 막아다 주며 마을을 지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낮은 언덕에 자리 잡은 동백나무숲과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있는 동백정에서도 동백에 푹 빠질 수 있다. 3-5월에 피는 마량리의 동백도 벌써 기대된다.
선운사의 동백은 미당 서정주의 <선운사 동구>, 김용택의 <선운사 동백꽃>에도 등장할 만큼 감정을 흔드는 힘이 있다. 동백의 이파리는 두껍고 수분이 많은데, 그래서 선운사가 지어졌다고 하는 정유재란 이후 선운사에 화재 피해가 없었다고 한다. 3월 말에서 4월 초면 절정을 맞이하는 춘백(春栢)이라 벚꽃 구경과 함께 볼 수 있다. 봄을 기다렸다 선운사를 찾아본다면 봄에도 꼭 가을처럼 깊이 있는 운치를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인생의 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눈이 와도 그 자태를 잃지 않고 추운 겨울에도 힘내서 아름다운 동백꽃들. 또 추위 속에서는 피어나지 못해 봄의 햇살을 받으며 피는 춘백. 겨울이든 봄이든 똑같이 아름답게 피어난다. 올해는 동백꽃 여행을 떠나 인생의 계절에 상관없이 각자 본인 그 자체로 아름다울 수 있다는 용기를 얻어보는 것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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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제공 : 객원작가 송지수(songjs2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