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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강물 Nov 24. 2023

7.1. 편지 쓰는 법이 궁금한 당신에게

What's up brother?

편지는 아주 좋은 습관이 될 수 있습니다. 취미가 될 수도 있죠. 저는 인생에서 수많은 편지를 썼습니다. 글을 쓰는 것과는 별개로 저는 편지를 좋아하고 곧 잘 씁니다. 기가 막힌 편지 무릎을 탁 칠만한 편지들을 받은 적은 많은데 사실 고백하자면 제 마음에 쏙 든 기가 막힌 편지는 아직 써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오늘도 편지를 씁니다. 물론 정확한 메시지가 있고 평소에 글을 잘 쓰시는 분이라면 글이 술술 나올 테지만 편지를 한 번도 안 써보신 분들을 위해 제가 편지 쓰는 법에 대해서 알려드리려 합니다. 편지를 보내려면 일단 용기가 필요합니다. 내 글을 보여준다는 것은 알몸을 보여주는 것과 같이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니까요. 그리고 메시지가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솔직한 감정이 있어야겠죠. 메시지, 용기, 감정 이 세 가지가 합쳐졌을 때 편지를 보낼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인사로 편지를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그리고 누구에게 쓰는지 명확히 명시를 해야 합니다. 편지 위에 ㅇㅇ에게로 시작하거나 안녕하세요 ㅇㅇ씨로 시작해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오늘의 일상을 전체 요리처럼 조금 곁들여 주는 거죠. 지금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예요. 예를 들자면 오늘 산책을 했는데 떨어진 은행잎을 보니 같이 걸었던 학교가 생각나서 너에게 몇 자 쓴다. 라던지, 날씨가 좋아서 함께 했던 그날이 생각나서 너에게 편지한다. 라던지, 아니면 이곳의 날씨는 춥게만 느껴지는데 네가 있는 곳은 어떻게 느껴졌는지 궁금해 편지를 쓴다거나 하는 거죠. 더 자주 보는 사람에게는 오늘 네가 너무 일찍 나가는 바람에 내 말을 전하지 못해 지금 편지한다. 같이요.


그다음에는 메인 요리가 나와야 합니다. 하지만 이때 조심해야 할 것은 나쁜 메시지는 차라리 안 쓰는 편이 난 것 같습니다. 나쁜 마음을 써 보내는 편지는 오랜 기간 남는 편지의 특성상 받는 사람과 보내는 사람 모두에게 나쁜 기억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한번 나쁜 메시지를 전달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화끈해지고 부끄럽습니다. 만에 하나라도 그 편지가 어딘가 남았다고 생각하니 아직도 후회스럽습니다. 어쨌든. 나쁜 메시지는 쓰지 말고 쓰더라도 부치지 마세요.


저는 글이 가지고 있는 힘을 알기에 일상적인 내용도 편지로 써서 보내기도 해요. 게다가 손으로 쓴 글은 에너지가 넘치죠. 선한 에너지 말이에요. 받은 사람의 감동도 알고요. 아직도 편지를 받을 때는 마치 처음 선물을 받는 어린아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죠.


이제 후식 차례인가요? 이제 우리가 그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거예요. 너는 어땠니? 건강하니? 그때 그일 재미있었는데 기억나니? 내가 느낀 그 감정을 너도 느꼈을까 궁금해. 같은 내용의 우리가 궁금한 것을 물어보세요. 그리고 이제 그만 쓸게, 혹은 이만 줄일게 같이 간단하게 편지를 끝맺어주세요


편지를 조심스럽게 접어서, 편지봉투에 담으세요.

그리고 편지를 받을 그의 표정을 상상하며 한껏 두근거려도 좋습니다.

이제 편지를 부치세요.


소중하게 기억될 편지를 위해 펜을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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