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뚝섬유원지역을 지나 청담역으로 가는 7호선

서른하나 일기

by 또레이

2019.09.30
나는 뚝섬유원지역을 지나 청담역에 들어오는
퇴근길 7호선을 아주 많이 좋아한다.

7호선 창 밖으로 붉게 물든 한강을 바라보면,
창문과 지하철 안의 불빛이 하루 종일 신경 쓰지 못했던 내 모습도 비쳐준다.
시간에 쫓기던 나는 그 시간만큼은 휴대폰도, 책도 내려놓고 온전히 창을 통해 보이는 바깥의 야경과 반사된 나를 포개어 바라본다.

겹쳐진 그 둘을 바라보고 있자면, 마치 오전과 오후를 채운 '나의 하루'의 막이 내리고 퇴근 후 '나의 하루'가 시작되는 것 같은 기분이다.
나는 그 화면의 전환이, 하루의 전환이 참 좋다.


오늘 눈 앞의 유리창에는
집으로 향하는 퇴근길 뻘건 눈의 자동차들과
건물들이,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한 손에는 애플이 만든 <아이폰>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태재가 지은 <스무스>를 읽고 있는 나와
핑크색 의자에 앉아 내게 고개를 흔드는 직장인 여성분의 모습과 포개어진다.

지쳐 붉어진 창 밖의 빌딩도, 차들도, 창 안의 나도, 옆자리 여성분도 수고 많았을 오늘 하루
수고한 우리 모두 일 모드는 꺼두고, 온전히 이완된 밤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일 출근길 청담을 지나 뚝섬을 가는 지하철 유리창에는 다시 힘나는 우리가 비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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