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19일 오늘의 연애
이런 경우, 정말 너무 많죠. 저도 자주 겪었던 문제입니다.
생각해보면 그 모든 행동들은 사실 상대를 위한 마음이었어요.
난 배려한다고 힘든 티 안 내려고 했고, 그 사람은 그 사람대로 힘들어 보이는 날 위해 이것저것 해보자고 한 것이에요.
좋은 마음으로 한 건데, 그게 서로에게 상처가 됩니다. 참 희한하죠.
왜 그럴까 생각해봤어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사람이 내 분신과도 같이 내 모든 걸 알고 있다고 '착각'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면 오랜 만남을 통해 쌓은 경험치로 상대가 원하는 걸 예측하고 챙겨줄 수는 있지만,
확률이 높을 뿐이지 그게 100% 상대가 원하는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잖아요.
그 사람이 '나'는 아니니까요.
그러니까 사랑하는 상대에게만큼은,
솔직하게! 제대로! 내 마음 상태를 이야기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나도 내 마음을 모르는데, 넌들 나를 알겠느냐'라는 노래 가사처럼
나도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모르겠을 땐, 상대가 날 위해 지레짐작하고 이것저것 해보려고 만들지 말고.
그전에 그냥 '그 감정' 그 자체를 말해주는 거죠.
"00아, 오늘 새벽부터 일어나서 일하고, 만나서 밥 먹고 카페 가고, 강아지 병원까지 다녀온 데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니까 너무 피곤하네. 술도 안 당기고, 뭔가 놀 기운도 없다."
이렇게요.
아마 글쓴이도 데이트하러 나왔는데 남자친구에게 힘들다고 말하기 미안해서 속으로만
(티 안 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힘든 거 참고 있었겠죠.
당연히 글쓴이의 속마음을 모르는 남자친구는
'나랑 있는 게 재미없는 건 아닌지, 돌아다녀서 힘들기만 했던 건 아닌지'
눈치 보면서 이것저것 해보자고 했던 걸 테고요.
둘 다 좋아하는 마음에 배려하는 마음에 하는 행동들이었던 거죠.
저도 최근에서야 알게 된 건데,
상대를 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조건 '참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상대에게 한없이 솔직해지는 것, 내 모든 감정과 상태를 공유하는 것이야말로 그 사람을 위하는 것 같아요.
사실 우리 모두 사랑하는 사람과 기쁨도, 행복도, 슬픔도, 아픔도 나누려고 함께하는 거니까요.
그걸 공유하는 기쁨을 상대에게 주는 것도 우리의 의무가 아닐까요.
글쓴이는 결코 이기적이지 않습니다. 남자친구도 이기적이지 않아요.
그저 둘 다 서로를 배려해서, 그래서 생긴 문제일 뿐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커플들이 이런 이유로 다투고 있어요. 그러니 자책하지 마세요.
대신 다음에는 제가 알려드린 것처럼 '솔직하게 감정과 상태'를 말해보세요.
아마 더 관계가 돈독해질 거에요. 분명히.
글쓴이. 해서 (or 설거지 잘하는 남자)
- 독립출판물 <너 진짜 축구싶냐?>를 썼습니다.
- 인스타그램 @haeseo.writing
글. 오늘의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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