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두 번째 이야기
#20180211
승자는 사람들을 열광시키지만,
챔피언은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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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있었던 평창올림픽 경기에서 우리나라에 챔피언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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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스케이팅 남자부 5,000m는 이승훈 선수의 주 종목이 아니다.
하지만 해당 종목에서 참가 점수를 통과한 유일한 국내 선수였고,
"내가 포기하면 대가 끊길지도 모른다"라며 참가를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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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선수는 올 시즌 5,000m에서 한 번도 10위권 안에 진입하지 못 했다.
당연히 오늘 경기에서도 초반부터 선두에 한참을 뒤처져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해설자들은 역전보다 스피드를 유지하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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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죽음의 구간이라고 불리는 마지막 3바퀴가 남은 시점부터
이승훈 선수의 스피드는 폭발적으로 빨라졌다.
조금씩 조금씩 선두를 따라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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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 바퀴에서 기어코 역전해버렸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 명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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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선수는 '내일이 없는 것처럼', '1g의 후회도 남기지 않을 듯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경기가 끝나고 한참 동안 호흡을 가다듬어야 할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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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m 경기가 모두 끝났을 때, 이승훈 선수의 순위는 5위였다.
하지만 그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처럼 행복하게 웃었다.
그 웃음은 상대를 이겨서 나온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넘어서 나온 웃음이었다.
그런 그를 보며 관객들은 함께 웃고,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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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선수는 오늘 승자는 아니었지만, 챔피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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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너의 영혼, 너의 숨소리 너의 땀방울 너의 열정을, 나는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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