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세 번째 이야기
#20180212
프랑스 작가 장 보드리야르는 <시뮬라시옹>이란 책을 통해
실재가 아니면서, 가상의 실재를 만드는 과정을 '시뮬라시옹',
그 결과물을 '시뮬라크르'라고 정의한다.
쉽게 말해 우리가 원본이 아닌, 이미지만을 소비하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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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내가 가진 SNS계정 중에 가장 아끼는 곳은 '블로그'다.
인스타그램에 글을 적으면서 이렇게 말하니 웃기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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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이미지로 자신을 표현하는 인스타그램이 내게는 '가상의 실재'같은 느낌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인스타계정 속 자신에게 취해 쇼윈도의 삶을 살고,
어떤 사람은 자신의 팔로워를 늘리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팔로잉하는 '척'하고, 상대가 나를 팔로잉하면 취소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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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주변의 글, 그림을 하는 친구들을 통해서
이런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는 정말 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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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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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오래간 고민하면서 쇼윈도의 삶까지는 이해했다.
하지만 도대체 팔로잉하는 척은 왜 하는걸까?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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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 이유로 블로그를 좀 더 아낀다.
더 많은 사람들과 조금 덜 이미지스러운 '글'로 소통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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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인스타그램에도 글을 적는다.
그럼 이미지로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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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마치면서 다시 생각해본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이해는 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