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네 번째 이야기
#20180213
우리가 무언가를 열심히 하다보면 벽에 부딪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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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영어를 5시간씩 공부해도, 말은 금방 터지지 않고,
매일 운동을 2시간씩 꾸준히 해도, 몸에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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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 변화가 없을 때.
그때가 바로 우리가 '벽'을 만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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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벽을 만나면 다음과 같이 움직인다.
1. 일단 벽을 발로 차고, 밀어본다.
2. 벽 앞에서 소리를 쳐본다.
3. 벽 앞에서 x욕을 한다.
4. 벽을 기어 올라가려고 시도해본다.
5. 몇 번 실패하다가, 다시 x욕을 하며, 발로 차고, 밀고, 소리친다.
6. 왔던 길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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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길에 드는 생각은 딱 하나다.
'아 여긴 절벽(혹은 막다른 골목)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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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말 그 벽이 절벽이나 막다른 골목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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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한 책에서 감명 깊게 읽었던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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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길 벼랑 끝 100미터 전. 하느님이 날 밀어내신다. 나를 긴장시키려고 그러시나?
10미터 전. 계속 밀어내신다. 이제 곧 그만두시겠지.
1미터 전. 더 나아갈 데가 없는데 설마 더 미시진 않을 거야.
벼랑 끝. 아니야, 하느님이 날 벼랑 아래로 떨어뜨릴 리가 없어. 내가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너무나 잘 아실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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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하느님은 벼랑 끝자락에 간신히 서 있는 나를 아래로 밀어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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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야 알았다.
나에게 날개가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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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물질과 상태의 변화는 곡선의 그래프를 띈다.
아무런 변화도 없는 구간의 지루함을 이겨내면, 그 너머에 크고 작은 변화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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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99.99도까지 올라가야 물이 끓는 것처럼.
우리의 성장도 기나긴 지루한 구간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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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 구간을 '벽'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그래서 벽은 절벽도, 막다른 골목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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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은 끓는 점 바로 아래, 99.9도이고,
내가 알지 못 했던 나의 '날개'를 만나는지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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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해도 변하지 않는 것만 같다면,
이 점을 기억하자.
우리는 지금 99.9도 앞에 서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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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라는 말처럼,
나는 지금 떠오르는 아침을 기다리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