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두 번째 이야기
#20180221
살면서 날짜를 세보는 게 몇 가지나 될까?
군 제대일, 수능시험일...
그리고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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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자친구와 만난 지 2000일이 되는 날이다.
그동안 만난 지 100일, 200일, 1년 같은 기념일(?)로 여겨지는 날들을 지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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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마다 맛있는 식사도 하고, 때로는 초도 불고했지만,
매번 여자친구에게 했던 말이 있다.
"오늘은 '특별한 하루'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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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여자친구를 만나면서 내게 그날들은 분기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오히려 여자친구나 내가 세상에 태어난 생일이 가장 중요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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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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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일을 정하고 그날만 축하하면,
관계를 만들어가는 '하루하루'는 그저 기념일을 위한 하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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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광복절이나 한글날, 어린이날처럼 '목적'을 가지고 의미를 기리는 날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의 만남에는 '목적'이 없다. 우리 모두는 그저 좋아서, 사랑해서 만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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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우리가 기념일만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함께 하는 하루하루를 특별하게 여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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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일, 우리는 맛있는 음식도 먹고, 투닥거리기도 하면서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이제 2001일째 또 하나의 특별한 하루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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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일도 좋지만, 그 때문에 본질이 흐리지 말자.
우리 모두 '특별한 오늘'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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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난 시간 여행에서 마지막 교훈을 얻었다.
이제 난 시간 여행을 하지 않는다.하루를 위해서라도.
그저 내가 이날을 위해 시간 여행을 해왔던 것처럼
나의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며
완전하고 즐겁게, 매일 지내려고 노력할 뿐이다."
- 영화 <어바웃 타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