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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레이 Feb 22. 2018

'2000일'

쉰 두 번째 이야기


#20180221 
살면서 날짜를 세보는 게 몇 가지나 될까? 
군 제대일, 수능시험일... 
그리고 '만남' 



오늘은 여자친구와 만난 지 2000일이 되는 날이다. 
그동안 만난 지 100일, 200일, 1년 같은 기념일(?)로 여겨지는 날들을 지나왔다. 


그 날마다 맛있는 식사도 하고, 때로는 초도 불고했지만, 
매번 여자친구에게 했던 말이 있다. 
"오늘은 '특별한 하루'가 아니야" 


정말로 여자친구를 만나면서 내게 그날들은 분기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오히려 여자친구나 내가 세상에 태어난 생일이 가장 중요한 날이었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다. 


기념일을 정하고 그날만 축하하면, 
관계를 만들어가는 '하루하루'는 그저 기념일을 위한 하루가 된다. 


*물론 광복절이나 한글날, 어린이날처럼 '목적'을 가지고 의미를 기리는 날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의 만남에는 '목적'이 없다. 우리 모두는 그저 좋아서, 사랑해서 만날 뿐이다. 



그래서 나는 우리가 기념일만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함께 하는 하루하루를 특별하게 여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000일, 우리는 맛있는 음식도 먹고, 투닥거리기도 하면서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이제 2001일째 또 하나의 특별한 하루가 시작된다. 


기념일도 좋지만, 그 때문에 본질이 흐리지 말자. 
우리 모두 '특별한 오늘'을 살자. 



"마침내 난 시간 여행에서 마지막 교훈을 얻었다. 
이제 난 시간 여행을 하지 않는다.하루를 위해서라도. 
그저 내가 이날을 위해 시간 여행을 해왔던 것처럼 
나의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며 
완전하고 즐겁게, 매일 지내려고 노력할 뿐이다." 
- 영화 <어바웃 타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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