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두 번째 이야기
#20180313
194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도노라에서 20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이 있었다.
살인범은 정확히 4년 후 1952년 런던에서 약 4,000명을 무참히 살해했다.
살해 대상으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고, 임산부와 갓 태어난 아이를 집중적으로 노렸다.
특히 수법이 매우 잔인해 악명 높았다. 우선 평범한 이웃인 척 접근한다.
익숙해졌다 싶으면, 조용히 침입해 호흡을 못하게 하고 눈을 멀게 해 사고를 유발했다.
결국 1년이 지나서야 런던 정부는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위원회를 설립했다.
위원회는 추가적인 범죄는 막았지만 이때는 이미 살인범에게 목숨을 잃거나,
치유 불가능한 몸이 돼버린 이들이 4,000명이 넘은 시점이었다.
그 연쇄 살인범의 이름은 '런던스모그'였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이 있다.
있을 때는 몰랐는데, 막상 사라지니 그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는 건데,
공기가 그런 것 같다.
전에는 가을철 황사만 조심하면 됐는데..
몇 년 전부터 등장한 미세먼지 때문에 맑은 하늘 보기가 쉽지 않아졌다.
기관지가 안 좋은 나로서는 그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하루 종일 칼칼한 목에 이물감을 느끼며 하루를 버텨야만 한다.
다른 어떤 스트레스도 이민을 가고 싶게는 못 했는데
미세먼지는 정말 이민을 가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한다.
미세먼지가 없는 곳에서 살고 싶다...
빨리 저 연쇄 살인범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오늘 마스크 꼭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