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밟고 살아보는 삶

주택에서 살 결심

by 이경

주택으로 이사를 하기로 한 뒤 결정부터 이사까지 채 5~6개월 남짓 걸렸나 보다.


회사나 주변 지인들에게 주택 한번 살아보고 싶어!라고 말하고 바로 이사 소식을 알렸으니, 주변에서도 적잖이 나의 실행력에 놀랐으니 말이다. 사실 나의 실행력이라곤 할 수 없고 그때 남편이 한 말이 지금 뇌리에 꽂히는데, ' 결정하면 모든 게 빨리질 거예요.'라는 말이 정말 현실이 되었다.



이사 결정 배경부터 주저리 풀어놓자면 우리 부부는 각자 지방에서 올라와서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게 된 경우인데, 나는 판교에서 우리 남편은 신림에서 자취를 하다가 결혼을 하고 용인에 터를 잡게 되었다. 첨엔 신혼집을 찾으면서 매매는 바라지도 않고 월세면 어떻고 전세면 어떻겠냐 생각했었는데, 월세는 매월 나가는 돈이 있으니, 전세정도로 깔끔한 집을 알아보자 정도로 생각했는데, 여기저기 둘러보니 조금만 무리를 하면 매매도 가능할 거 같다는 판단에 왕십리, 동백, 현재 동천동까지 선택지를 넓혔다. 신분당선으로 출퇴근하기도 너무 편할 거 같고 근무지도 가까워서 동천동에 이사를 하고 싶었지만 우리 예산과 맞는 아파트를 과연 이곳에서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더불어 예산이 정말 빠듯했기 때문에 쉽게 결정도 어려웠다. 여기저기 둘러본 끝에 현재 아파트가 예산과 위치와 잘 맞아떨어져 만족하면 산지 6년 차가 됐고, 신혼 3년 차엔 나를 닮아 표정부자에 익살꾸러기인 아들을 얻어 잘 살고 있었다. 현재의 삶이 더없이 행복할 만큼! 근데 왜? 나는 갑자기 주택? 이사? 를 결정했지? 지금도 뭐에 홀렸는지 모르겠다.


우리 가족은 활동적인 아들 덕분에 주말이면 오전 1 외출, 오후 2 외출을 항상 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드라이브 코스가 전원주택 단지를 끼고 있는 골목이 주 코스가 됐거나, 마당이 있는 카페에 가서 아이를 뛰어놀게 해 주거나였다. 그렇게 한 몇 달간 외출을 하다 보니, 이럴 거면 아이가 좀 클 때 동안만이라도 주택생활을 해보자 하게 됐고 마침 아이는 남편의 직장어린이집에 다녀서 등/하원을 남편이 데리고 다녔고, 나 또한 남편과 가까운 위치에 육휴 복직 후 발령을 받게 돼서 온 가족이 함께 자차 출퇴근이 가능하겠다는 결론에 도달하면서 그때부터 우리는 주말이 되면 일단 외형이 마음에 드는 전원주택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결심까진 아니었지만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전원주택 전세로 살아보려고 근처 부동산에 매물이 있는지 확인해 봤지만 아니나 다를까 전원주택을 실질적으로 분양하거나 하는 게 아니면 전세는 귀해서 그런지 매물도 잘 없었고 비용도 비쌌다.


현재 집을 매매하고 가면 정말 좋겠지만, 2022년 하반기 부동산 가격이 추락하고 금리에 DSR까지 규제란 규제는 다 걸려서 이 마저도 쉽지 않았다. 그렇게 포기를 해야 하던 차에 드라이브 중 우연히 언덕 쪽에 따뜻해 보이는 색감의 노랗고 빨간 벽돌집을 발견하게 됐고 그냥 가격이나 물어보자 하던 차에 전세는 나오지 않았지만 매매가로도 약간? 어? 가능할까? 싶었던 가격이라 우리 부부는 고민을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집은 그렇게 큰 평수는 아니지만 우리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건 마당의 크기였던 거 같다. 집을 봤을 때가 가을쯤이었는데, 마당을 뛰어다니며 내게 폭 안기던 아들의 웃는 얼굴에서 왠지 모를 안도감이 들었다. 살아봐도 괜찮지 않을까?



그런 연유로 그 이후에 여러 가지 까다로운 여러 사건들도 (도배, 공사. 이사,, OMG)


이후에는 아들이 좋아할 거야라는 기대감으로 버티고 버텼건만.. 아직은 낯선 집이 어색한지 매번 우리 아들은 '마당집 싫어, 마당집 시끄러워(공사소리)'를 외치며 이전에 살던 '엘리베이터집에 가고 싶어요'를 아직도 외치는 중이다.


날이 더 따뜻해지고 크고 작은 공사가 마무리가 되면 이제 우리 가족의 리얼 라이프가 시작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