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방문이 기대되는 하루
주택으로 이사 온 후 가장 많이 하는 것은 손님을 맞는 일이다. 남편과 나는 E성향이긴 하지만
조금은 다른 성격인데 남편은 누구나에게 친절하고 새로운 사람을 맞는 것에 대해서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성격이고.
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좋아하지만 그 대상이
'누구나'는 아니라는 것.
일례로 둘이 호주 여행을 갔을 적 우연히 들어간 식당에서 한국인 두 명이 앉은 테이블에 거침없이 말을 걸고 그날 저녁 우리가 묶는 에어비엔비 숙소로 초대할 계획까지 내가 주문하고 테이블 우리 자리로 돌아올 단 6~7분 사이에 이루어졌다는 것
물론 낯선 사람 그것도 얼굴도 처음 본 두 명의 남자를 초대하겠다는 그런 무지성의 계획에 절대 동의할 수 없고, 그 상대방도 남편의 제안에 거절을 해서 종종 우리의 에피소드로 회자되곤 하지만 무튼 남편은 그런 성격이다.
주택으로 이사 소식을 주변에 알리자마자 한번 초대하라는 얘기들이 줄을 이었고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었으므로 주변 사람들을 초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사람을 초대할 만한 테이블도 식기도 음식장만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지만 이제 노하우가 생겼다고 할까?
매번 다른 사람들을 초대해서 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들이 내 삶의 일부를 공유하는 느낌이라 더욱 애정하는 시간이 되었다.
주로 초대하는 사람들은 남편의 친구, 직장동료, 내 친구, 직장동료, 아들의 어린이집 친구들,
이전 동네 친구들이라 처음에는 낯을 가리던 아들도 이내 오늘은 누가와? 그리고 좀 더 시간이 지나서는
어린이집의 친구들을 본인이 직접 초대하고 싶다고 말하거나 친구들에게 가서 00이 집에 놀러 와~
초대할게~라고 말하는 등 사회성 지수가 +1이 되는 경험을 하고 있다
그리고 봄 여름은 이웃분들이 직접 기른 채소를 가져다주시기도 하고 나눠먹기도 하면서
밭에서 직접 기른 채소는 냉장고에 2주를 둬도 무르지 않고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어서 작은 텃밭에 직접 채소를 길러볼까? 하고 생각도 갖게 했다.
완전한 휴식
주택으로 이사해서 뭐가 제일 좋아?라고
많이들 묻는다. 그러면 나는 항상 대답한다. 삶과 회사의 완벽한 분리. 물론 삶에 일부분이.. 아니 많은 부분에 회사가 가득 차있을 수밖에 없지만 그게 정말 삶일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들었었다.
아파트에서 추운 겨울이나 저녁 무렵 베란다 바깥을 보고 있을 때면 가슴이 답답하고 내일 보고할 자료들과 일거리들이 매번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주택으로 이사했다고 걱정이나 일거리들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차에서 내려 마당을 밟은 순간 나도 모를 안도감이 "내가 '진짜' 내 삶 속에 들어왔다. 지금부터 회사와는 분리된 나의 시간이다"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이 전편 글에서도 썼지만 남편은 저녁 무렵 혼자 마당에 나와서 저 먼 하늘의 비쳐있는 구름그림자나
별빛을 보는 시간을 가지는걸 참 좋아하는데 남편도 내가 느끼는 진짜 삶을 느끼고 있어서 아닐까?
처음 이사는 아이를 마음껏 뛰놀게 하고 싶다. 아이를 아이답게 기르고 싶다는 목적으로 이사를 왔지만 이사 후에 어른인 남편과 나에게도 마음의 안식을 주는 삶의 공간이 되어주었기에 지금의 선택에 만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