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이전과 이후의 삶을 이야기합니다
8.3+11.1=19.4
5년 후 창업을 목표로 시작한 내 직장생활의 총합이다.
유치원 때부터 내 꿈은 화가였다.
그 꿈은 이후 21년 동안 변함이 없었다.
물론, 잠깐의 일탈 또는 종합예술인(예전에 홍서범이라는 가수가 스스로를 그렇게 불렀었다. 요즘 말로는 만능 엔터테이너 정도가 비슷한 표현일 듯)의 꿈을 꾼 적도 잠깐 있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빠져든 음악을 통해 대학 때 밴드를 한 적도 있었고, 그 후로 그림과 음악을 하면서 살아야만 내가 행복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입에 풀칠이라도 하며 예술가의 삶을 살아가기엔 내 재능이 그리 뛰어나지 않다는 사실을 졸업 후 채 몇 달이 안되어 깨닫게 되었고, 고민 끝에 몇 달간의 알바를 뒤로하고 회사(?)라는 곳에 입사를 하게 되었다.
입사 초기 내 대학 동기, 선후배들은 나한테 이런 말을 했었다. "오빠가(형이) 회사를 다닌다고? 안 어울려!", "네가 무슨 회사를 다녀?, 곧 그만두겠지!" 등
고등학교 이후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공부라는 것을 제대로 해 본 적도 없었고, 회사를 다닌다는 생각조차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던 나는, 회사생활이 조금은 두려웠고 스스로도 오래 다니지 못할 거라 생각했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5년만 다니고 사업할 거야"라고 떠들어 대곤 했었다.
대학은 미대였기에 부족한 수능점수를 실기로 커버해서 겨우 입학했고, 회사 또한 첫 회사가 4년제 대졸에 맷집 쎄 보이는 사람(내가 좀 세게 생기긴 했다...)을 뽑을 때라 운 좋게 영업사원으로 입사가 가능했었다.
그 후로 만 19.4년이 지나 곧 만 20년을 앞두고 있고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내가 생각해도 참 신기하고 스스로가 기특하기도 하다. 엑셀과 파워포인트라는 게 있다는 것을 입사 후에야 알게 되었고, 토익, 토플이 뭔지도 몰랐던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것도, 직장인의 로망이라는 임원이라는 자리에까지 오른 것도..
언젠가부터 50세 전에는 회사를 그만두고 내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더 이상 직장을 다니게 되면 꼰대 지수가 나날이 올라갈 것이란 생각과 나도 어쩔 수 없이 윗분들의 눈치를 보고 비위를 맞추며 은퇴를 걱정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삶은 상상하기조차 싫었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점은 내 브랜드를 세상에 내놓고 싶은 꿈을 실현하고 싶었고, 내 성향상 할 말은 하고 살아야 되겠기에 더 늙고 약해지기 전에 창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창업 준비를 하다 보니 근 20년 간의 직장생활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그간 느꼈던 나와 타인에 대해 아쉬웠던 순간들, 후배들과 동년배 직장인 또는 기업의 임원, 오너 등 리더들에게 하고 싶은 말 등을 글로 정리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글을 쓰게 되었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나는 새내기이자 20년간의 직장생활을 정리하려는 예비 OB이기에 그 끝과 시작의 얘기들을 통해 현업에 계신 직장인 분들과 예비 직장인 분들 또는 예비 창업자 분들에게 약간의 도움을 줄 수 있으리란 기대와 이를 통해 나를 더 채울 수 있는 시간이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