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색유취 Oct 27. 2023

소기업, 채용의 고단함

영업직 경력사원을 채용하고자 채용공고를 낸 게 벌써 몇 번째인지 세기도 힘들다. 유료공고 한건당 몇십만 원씩 하는 비용을 내고 2개 구직사이트에 몇 번을 올렸지만 소기업인 탓인지 조회수도 적고, 지원자수도 적고, 그 적은 지원자들 중에 해당 포지션에 부합하는 인원도 무척 드물다. 


채용공고를 올렸다는 사실마저 잊혀갈 즈음 기억을 깨우려는 듯 이따금씩 울곤 하는 구인앱의 알림음을 들을 때면 가슴이 두근거리는 건 뭐지? 아... 정말 약해졌나 보다.

설레는 마음에 지원자를 확인해 보면 대부분은 가슴이 먹먹해지곤 한다. 


1. 자기소개서도 없이 학력과 경력만 매우 간략히 써놓은 지원자


2. 해당 포지션과 전혀 상관없는 이력의 지원자


3. 딱 봐도 실업급여 신청을 위해 구직활동을 하는 척 연기하는 지원자


아주아주 가끔, 오... 경력도 해당 포지션에 부합하고  자기소개서도 나름 괜찮다!  흔들리는 동공을 부여잡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수차례 정독한 후 설레는 마음으로 지원자에게 매우 친절하고 예의 있게 면접제의 문자를 보낸다. 1시간, 2시간, 3시간, 다음날이 되어도 연락이 없다. 읽씹의 상처만 남는다.


그간 어렵게 몇 번의 면접을 진행했다. 그 유형들을 정리해 보면,


1. 경력이 좋다. 그런데, 그간 그가 너무 지쳤었나 보다. 세상에서 제일 우울한 얼굴로 대화를 나누고 헤어졌다.

2. 경력도 좋고, 태도도 좋다. 하지만, 헤어질 무렵, 입사는 생각을 좀 해봐야겠단다. 물론, 그 이후로 연락은 없다.

3. 어렵게 어렵게 3명의 후보 중에 합격자를 정했고, 입사일자까지 협의가 끝났다. 


인수인계 문제로 3주 후 입사가 가능하다고 하여 끈기 있게 기다렸다. 입사 D-3일 저녁 무렵 문자가 왔다. 이럴 땐 느낌이 딱 온다. 굳이 읽어보지 않아도...  개인적인 사정이 생겨서 입사가 어려울 것 같다. 죄송하다.

차라리 처음에 얘길 하던가, 빨리 얘기를 해주었으면 다른 후보자에게 연락해 볼 기회라도 있었을 텐데, 3주를 거의 다 채우고 나서야 연락하는 이런 분들, 정말 (쿨하게 괜찮다고 답장은 보냈지만) 너무 화가 치밀어 오르고, 인간에 대한 회의감마저 들기도 한다. 본인의 인생이 물론 제일 중요하기에 고민하는 건 당연하겠지만, 채용 기업의 피해는 왜 전혀 고려하지 않는 건지.


공고를 올리고 적합한 지원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고, 면접일정 협의해서 면접보고, 입사일자까지 기다리고 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진행하면 최소 1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렇게 3번 반복, 3개월의 시간과 비용이 허무하게 사라져 버렸다. 


소기업의 직원채용은 너무나도 힘들다. 어서 빨리 좋은 기업으로 성장시켜서 좋은 직원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구직자분들께도 당부를 드리고 싶다. 짧게 고민하시고 하루라도 빨리 의사표현을 해주시기를. 소기업 대표님들. 응원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사람이 자리를 만든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