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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크와콩나무 Jun 20. 2022

스텔라의  네가지 성장공식

성장공식1: 분명한 목표를 갖고 이미지화한다 - 설사 현실성이 없더라도


“저도 Law Review에 에세이를 게재하고 싶어요”

졸업하는 그날, 스텔라는 지도교수 앞에서 모기 같은 목소리로 짧게 이야기 했다. 마르고 매같이 생긴 지도교수는 살짝 터져나오는 웃음을 양 입술을 굳세게 다물면서 참아내는 것 같았다.

“Okay”

“Footnote가 아직 엉망인데 어떻게 수정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Footnote 도움이 필요하다고? 도서관에 테크니컬 리서처가 네게 연락하도록 해놓을께”

로펌 변호사처럼 5분단위로 스케줄링을 하는 지도교수는 30초만에 이메일을 후루룩 썼다. 그날 스텔라는 테크니컬 리서처에게 이메일을 받았다. 하지만 에세이를 다시 보니 Footnote 하나 하나를 다 찾아내 검토해야하는 거라 골치가 아파왔다. 졸업후 이사며 여행이며 당장 지금 아니면 못하는 일들이 줄을 지어 있고 언젠가 하면 되는 거니 하며 스텔라는 마음에만 담아두었다.

‘언제가는 영어로 미국 Law Review에 에세이를 게재할꺼야’ 대학원때 K 교수님이 공람해준 에세이가 아직도 눈에 어른거렸다. 과연 스텔라가 할 수 있을지, 또 에세이를 게재해서 어떤 효용이 있는지도 미지수지만, 스텔라는 글로벌한 스텔라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내기 위해, 그 때 교수님의 멋있는 에세이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포기하지 않았다.

귀국을 하고 한동안 가슴에 묻어 두었던 미국 Law Review 게재 목표가 다시 스텔라의 마음속에서 강하게 떠오른 건 스텔라가 나찾글을 통해 리서치를 할 때 행복해한다는 걸 확인하면서이다. 국내 저널에 투고하려 했지만, 그 목표를 생각해 투고를 철회하고 다시 인터넷을 찾아 투고하는 사이트를 찾아냈다. 놀랍게도 당시 오프닝이 있었던 여러 군데에서 오퍼를 받고, 그 중 랭킹이 높은 곳에 게재하기로 했다. 지도교수도 K교수님도 “Great News!”라고 하며 칭찬해주었다. 주변에서는 욕심을 한걸음 더 내, 조금 더 기다렸다가 SSCI 수준에 냈으면 국내에서 인정 받는데 좋았을 거라고 아쉬워하기도 하지만, 스텔라는 그건 욕심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이 있으니 원하면 또 한편 쓸 수 있다. 그리고 이 한편으로 국제적인 곳 어딘가에 지원해볼 수 있지 않을까, 스텔라는 또 다른 꿈꾸어 본다.

스텔라 주변에 영어 논문을 해외 저널에 게재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전혀 없어서 스텔라는 절차도 방법도 아무런 정보도 없이 인터넷 하나만 의존해서 이메일 보내고 못하는 영어로 묻고 물어가며 몇 년에 걸쳐 포기하지 않고 진행했다. 팁을 줄 수 있는 분들이 한두명이라도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이 모든 과정을 스스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낸 스텔라가 자랑스럽다.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것은 스텔라가 목표가 분명했고, 이미지로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스텔라의 첫번째 성장공식은 분명한 목표이다.


성장공식2: 된다 싶으면 긍정적인 마인드로 시도한다 – 여행하듯이


스텔라가 긴 육아휴직을 마치고 회사를 복귀해서 그 프로젝트에 대해서 읽었을 때 가슴이 뛰었다. ‘드디어 공부했던 걸 쓸 수 있구나’. 스텔라는 해외동향을 수집하고 국내 법제를 조사해서 팀장에게 보고했다. 수고했다고 좋아하더니, 더 이상 진전이 없었다. 무언가의 이유로 힘을 실어줄 수 없는 상황 또는 슬프지만 힘을 실어주고 싶지 않은 거였다.

그러던 중 우연치 않게 한 기관의 논문 공모전 기사를 보았다. 공모전에 되면 신입사원 입사에 가점을 준다는 거였지만, 스텔라는 공모전에 당선되면 논문집을 수백개 회원사에 배포한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공모전에 당선되면 스텔라 퍼스널 마케팅을 그 기관에서 해준다는 게 아닌가!.’ 한글 논문을 쓴지 수년이 지났지만 왠지 응모하면 입상권에는 들 거라는 느낌이 왔다. ‘무조건 Go!” 해외 논문 중 흥미로웠던 논문을 틈틈이 풀 번역을 했다. 코로나로 아무 곳에도 갈 수 없었던 그해 여름 스텔라는 여름휴가 3일 내내 논문을 썼다. 마지막 하루는 밤을 꼬박 새고 공모전 마감일에 논문을 제출했다.

가족들과 남쪽 마을의 가을 억새 밭을 구경갔다 와서 전망대에서 우동과 오뎅을 먹으면서 추위에 오싹해진 몸을 녹이고 있던 중 전화가 따르릉 왔다. 예상했던 것처럼 상을 타게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며칠 후 떨리는 마음으로 시상식에 가니 스텔라만 빼고 모두 20대 청년들이었다. 청년들 틈에서 노땅 신진학자로 상을 받고 젊은 청년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스텔라 내면에는 자신감이 차 올랐다. 그 논문을 지체없이 학술지에 응모했고, 잘 될 논문이라 생각했는지 심사위원들도 한줄 한줄 검토해서 상세한 의견을 주었다. 스텔라는 최대한 그 의견을 반영해서 논문을 업그레이드했다. 1년여가 지난 지금 그 논문은 많은 학자들과 규제자들이 참고하고 인용하는 논문이 되었다.

스텔라는 리서치할 때 최대한 되는 방법을 찾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파고들곤 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논문 주제가 되지 않는 것들도 논문화하곤 했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된다는 생각으로, 안되면 돌아가는 유연함 – 스텔라의 두번째 성장공식이다.


성장공식3: 평가받고 수정하고 성장하는 배움의 단계를 즐긴다.


“스텔라님, 운이 좋은 거예요. 논문 편수가 없어서 이번에 게재되는 거고, 다음 호로 넘어가면 장담 못하니 마감일 맞춰서 그냥 내세요!”

‘수정후 게재’라는 심사의견을 받았지만, 바빠서 도저히 마감일을 채울 수 없었다. 그래서 편집자에게 부탁하는 전화를 했더니 이런 실상을 알려준다. 보통은 2차 회의로 마무리하는데, 3차 회의까지 해서 통과시킨 그 논문.

맞다. 그 논문은 스텔라가 일하면서 인정받지 못하고 아웃사이더로 오랜 기간 일했던 내용들에 관한 것이라, 상처받은 기억들과 얼기설기 모아 잘 접어 내면의 서랍장에 넣는 것처럼 스스로 마무리 짓기 위해 논문으로 발전시켰다. 그런데 지극히 실무적인 이슈이고 학문적인 관점으로 접근해본 적이 없어서인지 발전시키기 어려워 다소 미완성인 상태로 투고를 했다. 심사 의견은 ‘수정후 게재’였지만, 상세한 의견대로 수정하면 거의 전면 수정 수준이었다.

편집국장의 조언대로 논문 수정에 전력질주해서 4월호 게재 예정이던 것을 2월호에 게재하게 되었다. 심사위원들의 수정의견을 받아 수정을 하니, 발전시키기 어려웠던 주제가 체계적으로 보이고, 학문적인 가치가 있는 글로 발전하게 되었다. 혼자하면 한계점이 많이 보이는데, 이렇게 평가받고 수정하면서 스텔라의 작품들의 수준이 급성장했다.

요즘 스텔라는 논문 쓰면서 가급적 발표를 하려고 한다. 발표하는 과정에서 평가를 받게 되고 수정하면서 스텔라의 지식, 사고체계 그리고 논문의 수준이 급상승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평가-수정-성장은 스텔라의 세번째 성장공식이다.


워너비 성장공식4: 커뮤니티의 협조와 지지를 이끌어 낸다.


퇴근 무렵 그의 전화를 받고 스텔라는 얼떨떨했다. 그는 스텔라 회사에서 높은 직급에 있는 분인데 한달전 한 학회에서 토론하는 것을 들었는데, 스텔라 논문 상당 부분을 활용해 토론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본인이 학회 요청을 받아 스텔라 논문을 참고해서 논문을 써서 발표를 한다면서, 초반부를 보고 코멘트를 해 달라는 거였다. “제가 그 분야는 잘 몰라서요 흐흐흐...” “저도 아는 만큼만 하죠.. 도움이 될려나 모르겠네요..” 말은 이렇게 하지만 스텔라는 떨떠름했다. ‘나는 이렇게 못했는데...’

부탁받은 부분이 몇페이지 않되서 코멘트를 해서 보내고 어느 곳에서 발표하는지 물어보니 스텔라 회사가 서포트하고, 멤버들도 상당수 스텔라가 어느 정도는 아는 유명한 분들이었다. 그는 서로 정보도 나누고 서로 돕는 학문 커뮤니티에 속해 들이는 노력 대비 손쉽게 성장하고 있었다. 그는 회사내 직위도 있지만, 인맥이 넓고 본인에 대한 마케팅을 이미 많이 했던 터라 논문은 스텔라가 먼저 썼지만, 발표 요청은 그에게 가는 거였다. 쑥맥같아, 시간을 내지 못해 그렇게 하지 못했던 스텔라는 부러울 따름이었다.

이제 스텔라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런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고 또 도움을 주는 것에 인색하지 말자. 그래야 고치 속에서 숨 죽이고 있던 애벌레가 나비가 되어 날아갈 수 있다. 커뮤니티안에서의 성장 - 스텔라의 네번째 성장공식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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