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색

by 오아
57.색.jpg

색은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나 없다.


난 파란색을 좋아한다.
파란 계열 중에 특히 진한 남색을 좋아한다.

하늘색, 파란색, 청록색 이런 색들은 너무 밝고 깨끗한 느낌을 줘서 그런지 조금 불편하다.


남색은 끝을 모르겠는 깊은 바닷속, 해저 같은 느낌을 준다.

남색을 보면 숨이 턱 막히는 답답함이 느껴지지만 그래서 다 숨겨지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그 깊은 색이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아서 좋다.



난 보라색을 좋아한다.
이 색을 좋아한다고 하면 다들 '소나기'에서 나왔던 여자아이의 대사를 얘기하며 명이 짧겠다고 한다. 한국 주입식 교육의 문제다. 그 책에서의 상징이 세상의 모든 상징이 되는 것처럼 해석하다니 굉장히 거슬린다.


보라색은 파란색보다 자연에서 쉽게 잘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회소한 색이다.

보라색은 분홍색과는 다르게 무게감이 있어 우아한 색이다. 또한 빛의 스펙 트럼 7가지 색 중에

제일 마지막에 있는 색으로 빛의 굴절이 가장 적고 파장이 매우 짧다.

그래서 우리가 눈으로 인지하기 제일 어려운 색이라고 한다.

신비로운 색이다.


내가 보라색을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특별해지고 싶다고 생각하는 허영심이 가득한 마음 같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56. 외로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