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팔이별
아시나요. 당신이 말한 그 한마디가 가슴에 박혀 나오지 않는다는 걸.
쨍파랑색이 잘어울린다는 귀여운 그 말을 들은 이후로 나갈땐 어느새 새파란 색의 옷에 손이 가고 있어요.
기억해주는 걸 좋아한다는 말을 듣곤 만날때마다 당신이 했던 말, 행동,옷차림마저 모두 다 머릿속에 입력해두려고 애를 썼어요. 집에 가는길에는 오늘을 잊어버릴까 한 번 더 생각하면서 돌아오기도 했죠
당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걸 하고싶어 하는지 알아가는게 정말 즐거웠어요. 한동안 그 생각으로 제 삶이 꽉차서 스스로의 삶에 대한 생각이 들지 않을정도로 꽉이요.
그래서 이제 그만두려고 해요. 당신이 꽉찬 나머지 이제 제 속에 저 다운 것들이 다 사라져 버려서. 어느새 당신과 멀어진 이유도 이때문이라 생각해요. 당신이 좋아해주던 제가 사라져버려서
멀어지는 당신과 제 거리가 너무나도 절절히 느껴져서 한동안 많이 힘들어했어요. 술과 친구에게도 기대봤지만 역시 달라지는 건 없더군요. 아마 술에 취해 당신에게 추한모습을 보이기도 했을거에요.
짝사랑 한 시간이 길어서 그런지 몇 달을 아파만하고 괜찮아지지가 않았어요. 예전의 제 모습을 찾지도 못했고 당신과 마무리를 짓지도 못했어요. 바보같고 미련하다고 해도 좋아요. 아니, 사실 그렇게라도 당신이 말을 걸어줬으면 했어요.
그런데 오늘은 당신을 잊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어요. 이제 제 맘이 다 아파했나봐요. 아니면 너무 오래 아파해서 오늘로써 무뎌진 것일 수도 있겠죠.
곧 다가오는 당신의 생일에 선물을 주려 해요. 이걸 마지막으로 정말 당신을 잊으려해요. 혼자 시작한 사랑의 끝내는 마침표를 이걸로 찍으려고 해요. 아주 가끔은 제 생각을 하길 바라는 욕심을 부리고 싶어서, 마지막으로 선물을 드릴게요.
마지막으로, 전 오늘도 파란 옷을 입고 나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