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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우 Nov 29. 2019

이해타산적 인간

이해관계속 인간관계

 이해타산적인 사람이 되어버렸다. 아니 원래 이해타산적인 사람이였는 것 같기도 하다. 네가 부르는 저녁약속에 참석하기 싫었다. 그래도 만 삼천원으로 한동안 네 투정아닌 투정을 듣지 않을 수 있다면 참석 할 만 하다고 생각했다. 저녁을 먹은 뒤 이후의 약속을 잡는 너,그리고 네가 친한 형님에게서 나는 매몰차게 돌아섰다. 어이없다는 둘의 표정을 뒤로하고 걸으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오히려 드디어 해방이라는 생각에 기쁠 정도였다. 그것을 표시하고 걸을 정도로 눈치가 없지 않기에 터덜터덜 걸어가는 뒷 모습을 보였다. 마치 마지막 기회라는 듯 잡아 끄는 네 팔 힘에도 기꺼이 거절하고 나온 난 비로소 퇴근을 실감한다. 일하는 곳에서 만난 그 형은 일터에서만 만나고 싶지만 네가 그 형과 친하기에, 나는 내 퇴근시간을 늘리고 저녁 약속에 참석했다. 그게 친구로써 배려할 수 있는 내 마지막 선이라고 생각한다. 어느새인가 나는 내가 최우선인 사람으로 변해 있었기에, 그래서 이렇게 무미건조하게 친구의 배려라는 종류에 선을 그어버린다. 내일 일터에서 만날 그 형과 나 사이의 공기가 저것 때문에 어색해진다해도 상관없다. 일 하는 것에는 지장이없을 것이다. 그저 조금더 편해질 수 있는 혜택을 놓쳤고, 조금 더 쉽게 돈을 벌 수 있겠지만 그것을 놓친 것 뿐이다. 조금 불편해지는 대신 나의 마음이 편해진다면 나는 기꺼이 그 길을 택할 사람으로 변해있었다.




 어느새 나를 우선시 하는 삶을 너무나도 잘 살고 있었다. 친구가 부르는 약속은 나의 휴일과 겹치는 날에만 참석했고 다음날 일이 피곤할 것 같으면 약속이 끝나기 전 빈번하게 먼저 자리에서 나왔다. 자신을 위해 쓰는 돈도 아까운 판에 친구들과 있는 자리에서 쓰는 돈들은 그야말로 낭비 중 낭비로 보였고 그래서 자리를 더욱 피하기도 했다. 어느 한 명은 그렇게 악착같이 아끼면서 쓰는 것이 참 그렇다고 말했다. 그렇고 그러면 어떠하리. 이렇게 살더라도 나는 낭비라고 생각되는 행동에 내 지갑을 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역으로 생각했다. ‘너나 낭비하고 사세요.’ 



 분명 나도 약 3년 전 까지만 해도 이렇지 않았다. 친구들과 갖는 잦은 술자리에 돈을 기꺼이 쾌척했고 함께함에 거리낌이 없었다. 그런데 전역하고 1년이 지난 지금. 어느새 인가  이렇게 변해있었다. 친구들과 갖는 저녁시간이 부담스러우며 집에 있는 나의 모습이 그립고, 퇴근한 후 오는 연락들은 모두 나의 시간을 방해하는 덩어리들 같았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데 나는 혼자 서서히 반사회적 동물이 되어가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이 생활을 유지 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게도 내가 반사회적 동물이 되어가는 모습이 나쁘지 않게 느껴져서 그래서 그렇게 살고 있다.



친구는 공통된 상황 속 협동을 요할 때 만들어진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그래서 한쪽이 상대를 위해 손해를 보는 행동을 하는 것조차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것이 타인, 즉 친구를 위한 행동이 아닌 기만으로 보인다. 최근에 크게 사람에 대인 이유도 있겠지만 진심으로 저런 상황이 모두 기만으로 보이는 것을 보아하니 아마 나는 한동안 진정한 친구를 사귀기 힘들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이런 내가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이상한 놈이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다만 다른 이들에게 이해받기가 조금 힘들 것이란 것 정도는 알고 있다. 



하지만 한 번쯤 역으로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이들이게 묻고 싶을 때가 있다. 과연 내가 원치 않을 때 나가지 않는 것이 이상한 것인지. 타인보다 나를 가장 우선시 두고 생활하는 것이 잘 못된 것인지. 남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지만 나를 배려하기 위해하는 선택이 차가운 분위기를 가져온다면 그건 선택하면 안 될 일인지. 

 혹자는 사회적인 흐름을 이해 못한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 나는 그 흐름을 이젠 알고 싶지 않다. 그저 이렇게 살고 싶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되 그것은 관계도일 뿐이지 나의 인생에 연결선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나는 그저 나란 중심점이 가장 중요하며 그것을 위해 살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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