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아빠의 공개수업 참관기

아빠는 육아휴직 중

by gt


오늘은 예담, 예섬이 학부모 공개수업 참관일이다. 3월이면 입학하는 아이들 학교 적응시키느라 학부모는 온종일 긴장상태다. 교사는 또 어떤가? 첫날부터 몰아치는 일정에 화장실에 갈 시간도 없다. 매일 같이 쏟아지는 가정통신문을 배부하고 또 수합하고 아이들 이름과 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간신히 해내고 있는 걸 안다. 3월 셋째 주쯤 되면 학부모 공개수업을 준비하고 학부모 총회에다 상담까지...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만 3월에 교사만큼 몸과 마음이 바쁜 직업도 많지 않을 것이다.

3월의 가장 큰 고비는 뭐니 뭐니 해도 학부모 공개 수업일 것이다. 아직 모든 아이들의 성향도 파악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교사 나름의 수업 운영 방식도 아이들과 맞춰가고 있는 중이라 학부모님들을 불러서 공개수업을 하는 것은 교사에겐 부담이다. 하지만 난 지금 한 아이의 학부모로서 공개수업을 참관하러 간다. 교사인 부모의 수업 참관이라 수업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 이런 건 기대하지 마시라. 부모는 다 똑같다. 내 아이만 본다. 그럼 공개수업 참관할 때의 몇 가지 팁을 중심으로 교사 학부모의 공개수업 참관기를 적어보려 한다.


학교별 공개수업 방식

학교마다 공개수업을 하는 방식이 조금씩은 다르다. 어떤 학교는 1,3,5학년과 2,4,6학년을 나눠서 다른 날을 잡아 공개수업을 진행하기도 하고 어떤 학교는 같은 날에 모든 학년의 공개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가령 2교시에는 1,3,5학년을 진행하고 3교시에는 2,4,6학년 진행하는 식으로 말이다. 요즘에는 학부모 총회에 참석을 유도하기 위해 공개수업과 학부모 총회를 같은 날에 하기도 한다.

우리 아이 학교가 바로 공개수업과 학부모 총회를 같이 진행한 경우이다. 둘째가 속한 1학년은 2교시에 공개수업을 하고 첫째가 속한 3학년을 비롯해 2,4,5,6학년 공개수업은 5교시에 진행한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바로 학부모 총회를 진행하여 학부모로 하여금 학교 교육과정 설명회에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 같았다.


공개수업 10분 전에는 교실에 도착하자.

우선 2교시부터 둘째 아들 공개수업이라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바로 준비를 했다. 공개수업 시간 10분 전에는 학부모가 먼저 가서 대기하고 있는 게 좋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공개수업 날에 부모가 오는 것을 엄청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담임교사로서 공개수업을 진행할 때 수업 시간 전 까지도 부모가 온 것을 확인하지 못한 아이는 수업 시간 내내 돌아보며 부모를 확인해서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보였다. 그래서 10분 전에 가서 예섬이와 예담이에게 ‘아빠가 나를 보러 왔다.’는 신호를 주고 안심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가장 예쁘고 멋지게 준비하고 가야 하는 이유

공개수업을 참관할 때 꼭 지켜야 할 것이 있다면 무조건 가장 좋은 옷을 입고 꾸미고 가야 한다. 가정의 분위기나 아이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예민한 저학년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친구의 부모와 자기의 부모를 비교하는 경향을 보인다. 집에서 입는 옷 그대로 가거나 꾸미지 않고 가면 내 아이로부터 상처를 받는 말을 듣게 될 수도 있다. 이 날도 한 아이가 자신의 엄마가 못생겼다는 말을 해서 상처 받고 속상해하던 분이 계셨다. 아이는 감정을 예쁘게 포장해서 말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한 말이어서 크게 신경 쓸 것은 아니지만 미리 공개수업 날이 되면 평소에 외모에 신경을 쓰는 아이라면 먼저 마음의 준비를 시켜주는 것도 좋겠다.

“오늘은 내 생에 가장 예쁘게 꾸며서 너에게 잘 보이고 싶어.”

“다른 엄마나 아빠가 더 예쁘거나 멋질지는 몰라도 널 사랑하는 마음은 엄마, 아빠가 가장 예쁘다는 거 알지?” 이런 정도면 아이도 가시 박힌 말로 상처를 주지 않을 수 있다.

공개수업 10분 전에 교실 앞으로 가니 쉬는 시간이라 아이들이 나와서 엄마, 아빠를 찾고 있다. 예섬이와 예담이를 만나서 안아 준 다음 자리에 앉게 했다. 이때 아이들은 학교라는 공간에서 부모를 만나는 경험이 많지 않아서 어리광을 부리기도 하는데 예섬이는 친구랑 자리에 가서 잘 앉아있었다. 교실 뒤에 비치되어 있는 학부모 참석 명부를 작성하고 참관록을 한 장 꺼내 뒤로 갔다.


참관할 때는 자녀와 최대한 멀리 있자

공개수업을 할 때에는 자녀와 가까운 자리는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뒷자리에 앉아있는 아이의 부모님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부모가 가까운 곳에서 참관을 하면 수업시간에 뒤로 돌아보며 엄마에게 말을 건다든지, 엄마나 아빠를 보며 딴짓을 하거나 수업과 관계없는 말을 해서 수업 분위기를 흩트리는 자녀의 돌발행동을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저학년 아이의 경우에는 그게 엄마의 관심을 끄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기 때문에 부모의 타들어 가는 속도 모르고 반복적으로 행동하는 경우도 있다. 나도 예섬이가 신경 쓰지 않는 곳에 있으려고 했는데 수업 중에 들어오시는 다른 부모님들에게 밀려 어쩔 수 없이 예섬이 옆으로 가서 예섬이가 나를 계속 보며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어 버렸다.


참관 후에는 무조건 안아주자.

공개 수업이 끝나자마자 예섬이는 아빠에게 달려와 안겼다. 나도 그 마음을 알기에 꼭 안아줬다. 공개수업이 끝난 후에는 나에게로 달려오는 자녀를 꼭 안아주자. 나도 교사로서 공개수업이 끝나고 나면 두 부류의 부모를 봐왔다. 발표를 잘 한 아이의 엄마는 웃으며 자녀를 안아주고, 장난치고, 엉뚱한 말로 수업 분위기를 흐린 아이의 부모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며 자녀를 혼내는 모습을 말이다. 수업 시간에 딴짓, 엉뚱한 말로 수업 분위기를 흐렸다 할지라도 그 모든 건 엄마를 향한 관심을 표현이라고 인정하면 받아들이기 쉽다. 시간은 많다. 집에 가서 아이와 조용히 얘기해보면 아이 나름의 이유가 있으니 너무 걱정 말자. 그런 행동도 2학년 때에 거의 사라진다.

공개수업 내내 참 즐거웠다. 교사로서 매년 준비해오던 공개수업에서 벗어나 편한 마음으로 참관해서기도 했지만 예담이와 예섬이 반의 담임선생님과 아이들과의 관계가 참 편안해 보였고 따뜻한 분위기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또한 아이들만의 톡톡 튀는 생각들과 얘기에 당황하지 않고 받아주는 선생님이 참 대단하다 느꼈다. 교실을 나오며 수업 참관록에 담임선생님에 대한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적어 남기고 왔다. 아이들의 수만큼 다양한 삶을 가지고 온 아이들과 함께 매일을 살아가는 선생님께 보낸 작은 응원이 내일 아이들과 살아갈 힘이 되리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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