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주간 에세이

by 루카형아

이쯤 되면 서점에서 신년 다이어리 매대를 기웃거립니다. 한두장 빼곡히 더럽히곤 말겠죠.

괜히 뒤적거리다 빈손으로 나옵니다.

내 수염이 조금 더 굵어질 동안 주변도 늙어갑니다.

예전처럼 쉽게 연락을 할 용기가 나진 않습니다.

내 마음이 부족한 것이겠지요.

투정 부릴 곳보다 투정을 받아줘야 하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어린 아이같이 떼를 쓰고 싶다가도 집에 들어가는 길에 혼자 맥주나 한캔 사서 들어가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이제는 기성세대로 향하는 우리의 젊음은 시간을 빼앗고 돈을 쥐어줍니다.

좋아하는 사람만 만나고 싶고,

좋아하는 것만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합니다.


낡은 생각을 거두다가도 마음을 고쳐먹고선

그나마 보던 것이라도 잘 보기로 합니다.


그래도 잘 늙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귀를 활짝 열되, 입은 무거워야겠지요.

새해에는 조금 더 주변에 마음을 쓰는데 용감해지고 싶습니다.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듣는 시간들로 가득하길 바랍니다.

올해도 참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이제는 사진첩을 돌아보며 지난 시간을 곱씹어보렵니다. 귀한 인연들과 행복한 연말연초가 되시길.


좋은 거,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수없이 생각하고 나누며
취할 때는 흠뻑 취하고
그렇게 건강합시다. 우리.




해피 뉴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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