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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실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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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영 Jan 13. 2019

모기

같은내삶

쥐에게 고양이 방울

나에게 모기 엥엥소리


새벽 6시 선잠속에 들리는 앵앵소리에

탄력있는 파리채를 꺼내 각오를 다진다.


이작은방에서 모기한마리 못잡는

나같은 인간은 뭐하러사나


독설을 스스로 꽂으며

물건 하나하나 벽면 하나하나 툭툭친다.


소리없는 모기는 정말 반칙이다.

넌 그소리때문에 맛난 피맛을보고

달콤함과 포만감속에 죽어갈것이다.


지난 꿈속에서 본듯한 기시감이들며

이것저것 툭툭치다가

작은 나무책장을 하나를 두손으로 살며시 흔들고


이때


작을 점하나 공중으로 떠

벽면에 걸어놓은 나무십자가에

가만히 앉는다.


이때 이작은 미물을 죽이려다 십자가를

떨굴것을 걱정하고는 신성모독을 염려했지만


이것은 그저 걸려있는 데코일뿐이라며

마음을 다잡고


탄력너무커서 파리채라 부르기엔 과분한

더 큰 생물체를 때려잡아도 손색이 없는

다이소 천원짜리 파리채를 풀스윙으로 휘둘러

이 작을생물을 벽과 한몸을 이루게했다.


피는 보이지않았다.

그것이 너무 세게 친탓에

어떤 원리가 작용했는지

피는 휴지한칸으로 짓이겼을때 터져나왔다.


너의 달콤함의 끝

나의 달콤함의 시작


꿀같은 잠속으로 평온히 들어가겠다.


누워 생각한다.


아무 고통없이 죽은 모기가

행복할꺼라는 생각이다.


풀스윙에 문드러졌지만

고통을 못느꼈으리라.


그에겐 단꿀맛과함께

영원의 그곳으로


비록 육체를 없어졌을지라도

영혼의 안식을 얻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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