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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실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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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영 Jan 13. 2019

어디 갔니 자존감

이렇게 될 순 없다.


면접이 내 자존감을 이렇게 떨어뜨린다면

면접 보는 것을 그만두어야 하지 않겠는가?


내 전공분야에 대해서 진짜 잘 모른다는 건

쪽팔린 정도가 아니라 그동안에 먹고살게 해줬던 걸

몽땅 토해내고 싶을 정도다.


백수생활 두 달째 

면접은 4번째


서류가 통과돼서 면접을 보게 되는 것도 기쁨의 하나.

면접을 잘 봤다는 느낌도 소확행 중 하나.


오늘은 또한 어찌 된 영문인지 자신감이 몸 전체에 흐르는 걸 주체 못 한 채로

면접장으로 들어갔다가 뒤통수 후려 맞고 나왔다.


모르는 걸 모른다고 자랑스럽게나 얘기하고 나올걸.

모르는 게 죄인 양 멋쩍어했던 내 모습이 더 쪽팔린다.


응당 들어올 기본 질문을 준비하지 않았다는 자책감과 함께 

이따위 질문도 대답 못하나 하는 자괴감


아내는 슬픈 표정 짓는 남편에게 괜찮다며 위로하지만

불편한 표정은 숨길수가 없다.


오늘이 젤 슬픈 표정이란다.


"그런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난 포기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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