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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영 Jan 13. 2019

관심이 있다는 것.

'지혜'도 '관심'에서 시작되는 걸 거야.

'저한테 관심 있으세요?' 티를 안 내려 하지만 안 낼 수가 없는 남자의 구애 행동이 상대방 여자에게 들켜버렸다. 은근히 표현하고 싶었는데 여자가 느끼기에 노골적인 것이 되어버렸다.


  관심이 있다는 것은 아무리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알아챌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나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내보이며 승부를 걸어야 할 시간이 온다. 승부의 승패는 진실된 마음에 달렸다. 이는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배경이나 그 어떤 조건보다도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다.


  진실된 마음만 있으면 그 마음의 연결이 어렵지 않은 것 같다. 주변에서도 봐도 별로 이뤄질 것 같지 않았던 남녀가 한쪽의 진지하고도 진중한 고백으로 성사되는 경우를 종종 목격되니 말이다. TV 채널이나 연애 관련 책들을 보면 상대방을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사소한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가 그것을 내비치며 호감을 사라고 말한다. 그리고 비슷한 방법으로 결정적일 때 상대방에게 고백하면 감동의 도가니탕이 되면서 구애를 받아들인다. 이것이 드라마에서 남녀 주인공이 연결되는 '정석'아닌가?


  남녀 간의 진심이 '사소한 관심'에서 비롯된다면 내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취업과 연결시켜보면 어떨까?(이제 아주 별의별 생각을 다한다.) 하는 수 없다. 뭔가를 찾으려면 이것저것 시도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사실 이건 어떤 시도라기보다 원인 분석에 가깝다.


  면접관들은 질문을 한다. 이 면접관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려면 몇 가지 갖추어야 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전문성'이다. 우리 회사에서 일하기에 적합한지를 보는 것이다. 나는 그들의 그런 마음에 부합해야 한다. 그러려면 그들의 질문에 대한 나의 생각을 조리 있게 얘기해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면접자 앞에서의 내 모습을 보자면 그동안 내가 경험했던 것을 근거로 꽤나 당당하게 얘기하지만 그 안에 전문성을 나타낼 만한 근거가 부족했던 것 같다. 내경험이 전부는 아닐진대 내 모든 논리는 내 경험에서 비롯된다. 물론 면접 전에 면접에서 써먹을 수 있는 지식들을 마구잡이로 집어넣지만 그것은 내재화, 체득화 되지 못한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이렇게 외워둔 개살구들은 몇 가지 질문만 하면 금방 '뽀록'난다. 평소에 생각하지 않았고 관심 없었던 내용들은 결국 내 생각이 아닌 남의 생각을 짜깁기 해 말하는 '거짓말'이나 다름없다. 물론 행운의 여신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일단 취업하면 땡이라는 생각으로 모험을 걸어볼 수는 있겠다. 취업을 위한 절박함을 어찌 원망하겠는가? 하지만 운에 맡기기에는 취업을 하고서도 '뽀록'이 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조금만 지켜보면 금방 드러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전문성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사회복지사로서 복지관에서 10년 넘게 일했음에도 전문성 걱정을 하는 것이 꼭 지금 당장 취업이 안되서만은 아닐 것이다. 한 달, 두 달 뒤에라도(너무 짧게 잡았나?) 취업이 되어 일하게 된다면 그동안 백수로 지냈던 4개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나의 모든 능력이 업그레이드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에서다. 이런 나의 욕심은 사회복지 현장에서는 '지역주민들의 행복'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래서 전문성은 어떻게 한다고?(그렇게 무섭게 말하지 마 이제 말할 거잖아. 그리고 너무 기대마. 부담되니까. - 자문자답)


  이제 말할게. '전문성'은 '관심'에서 시작된다는 거야. 싱겁지? 아니 싱겁다고 생각하면 손해 볼 수도 있으니 귀담아 들어(나에게 하는 말임).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명제는 정석으로 가는 당연한 명제지만 이는 요즘 세상에 통용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다.  티끌로 태산을 만들라면 수억 겹의 시간들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니 세상의 신기술과 요령을 필요로 한다. 은행에 저금해서 돈을 늘리는 것보다는 투자운용을 통해 수입을 늘리는 것이 낫다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나도 후자가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한방 주의를 갖고 있는 아주 위험한 사람이다.


  하지만 전문성이라고 하는 녀석은 머릿속 지식과 그 머릿속에 있는 지식이 아주 자연스럽게 내 몸을 통해 배출되는 체득화의 작업이 할 수 있겠다. 쉽게 말해 머리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 있는 것이 밖의 실천으로 연결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완벽하게 내 것이 되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전문성'을 얻는다는 것은 결국 내 관심이 거기에 얼마나 있냐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관심이 있으면 상대방이 좋아하는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한다. 앞서 말한 사소한 것까지. 그렇다면 그런 지식들이 쌓이고 쌓이면 결국 상대방에게 진심 어린 고백을 할만한 수준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그다음은 상대방이 그 진심을 알아보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관심을 가질 것이다. 내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별도의 과외는 필요 없다. 매일 핸드폰을 들여다보듯이 관심이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찾아 나갈 것이다. 그리고 질문할 것이다. 그렇게 내 관심을 보여줄 것이다. 내가 하는 '사회복지'란 일에 잘 모르는 사람들이 거기에 무슨 전문성이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왜냐면 그동안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좋은 일 한다는' 얘기를 만이 들었다. 그저 남을 돕는 일은 좋은 일로서 내 일에 대한 평가는 끝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은 게 좋은 게 아니다. 어떻게 도울 것인지가 중요하다. 요즘 누구나 복지를 말하고, 빠르게 복지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에 대한 고민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방법을 찾아야 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오늘 김진명 작가의 미중 전쟁을 읽다가 한 구절이 무언가의 울림이 있어 갑자기 글을 쓰고 싶어 졌다. 내용 중 남자 주인공이 호감이 있는 여성의 전문적 식견을 높이 평가하며 말한다.


  "이지씨(호감을 갖고 있는 여성)에게는 강물이 흐르듯 지혜가 넘쳐나는군요." 그러자 여성이 말한다.

  "지혜라기보다 관심이 있으면 누구나 생각하는 거예요."


'겸손의 표현이겠지만 만고의 진리처럼 느껴지는 것은 기분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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