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기억력이 조금씩 흐려지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판단력이나 언어감각은 LTE급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가만 살펴보니 본래 외가 식구들의 언어 감각이 남달랐다는 생각을 하게 된 일화가 있었다. 그러니까 지난 추억에 이모가 엄마를 보기 위해 잠깐 집에 들르셨다. 그때 엄마는 평생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이모를 안타까워하면서 한 번도 니 세상이 없어서 어쩌냐고 걱정을 늘어놨다. 그러자 이모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할 수 없지 어떡혀. 팔자가 그런 것을... 그렇다고 팔자가 구자가 될 수도 없는디"
사주팔자를 사주구자로 바꿀 수 없다는 이모의 대답에 순간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최근 이모랑 자주 전화 통화를 하는 엄마의 유머감각이 날로 발전하는 중이다. 같이 옆에 앉아있으면 끊임없이 유머로 말씀하시는 통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며칠 전에 집에 갔을 때 엄마가 했던 말들을 간단하게 정리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