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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서정 시인 Oct 12. 2023

2. 엄마는 못 말려


1. TV 시청 방법


-나는 혼자 앉아있으니까

하루 종인 텔레비만 본다.

그러다가  텔레비에 나오는 사람들이 나쁜짓 하면 욕도 하고 그랴


옛날에 용주 엄마가

장희빈 보다가 하도 지랄해서 텔레비를 주먹으로 막 때렸대

그래서 내가 뭐라고 한줄 아냐?


-뭐라고 했는데?


-이왕이 테레비 때릴거면 호되게 때리라고 했어~

호되게 때리면 뭐한다냐!

지 손만 아프지 그러면서 웃으신다. 


2. 병원 원장님을 위한 엄마의 배려


-저 아래 원장님(병의원)한테 내가 그런다.

사람들하고 다 같이 있을때는 

박천규님 들어오세요

이렇게 하고

진료실에 둘이만 있을 때는 원장님이 나보고 

누나라고 혀!

내 동생들이 다섯인디 원장님보다 나이가 다 많어

알았지 원장님?

그러면 원장님이 막 웃는다. 


3. 엄마의 잠꼬대


-그런디 나 저녁 약 먹었다냐?


-아뇨


- 그럼 언능 먹어야 혀

안 먹으면 밤새 어떤 놈하고 싸워서 안돼


엄마는 요즘 치매 초기 증세를 앓고 계셔서 밤마다 악몽을 꾸시는지

자면서 계속 이야기를 하신다. 




4. 그리움


-오늘은 니 아버지한테 가서 사과랑 배 놓고 절하고 술 따라 줬어

그러면서 술 많이 마셔 그랬다.

살았을때는 조금 더 살라고 못 먹게 했는디

지금이라도 많이 먹어 그랬더니 대답도 안하드라

살았을때는 그렇게 나 좋다고 따라다니더니

이제는 대답도 안혀

내가 추석 쇠고 데려간다더니 왜 안 데려가냐고 했더니

말도 없더라

C8놈의 서방같으느라구~



5. 엄마의 이상형

테레비는 내가 박사여

하도 봤싸서

이름도 다 알아~

그런데 장민호는 잘 생겨서 왜 장가도 안 간다냐?

영탁이도 그렇고


엄마는 텔레비전에 나오는 사람들 중에서도 특히 잘생긴 

배우나 가수를 좋아한다. 엄마가 다시 태어나면 텔레비전에 나오는 잘생긴 

사람을 만나서 멋진 연애를 해 보고 싶으시단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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