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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서정 시인 Nov 22. 2023

3. 엄마문답

하도 외로워서 쥐라도 친구하려고

방에 쌀 푸대 쌓아놨다고 눙치던 엄마가 쥐 소동 끝에 

어린시절 친구가 보고 싶다며 전화를 건다


야!  순빔아~  나 천규다

너 나 안 보고 싶으냐?  나는 네가 겁나 보고 싶다.

우리 죽기 전에 한 번 만나자.

우리 딸이 니네 집에 가서 너 태우고 부여 가서 밥 사준대 

그러니까 내일 만나자"


응 나는 허리가 바싹 꼬부라져서 버스도 못 타는데

마을에 초상이 나서 다음에 만나자는 친구의 말에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라고 외치는 팔순 엄마

트위스트 중인 허리에 거죽뿐인 바싹 마른 몸매에도 

열아홉 청춘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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