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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서정 시인 Mar 05. 2024

<시>엄마의 절규

엄마의 절규


    -조서정


아버지!

큰엄니는 아버지한테 시집와서

겨우 몇 년 살다 우주로 돌아갔지만

열네 살 처녀로

스물여덟 홀아비한테 시집온 울 엄니

아버지 먼저 보내고 평생 수절하며 살았잖소


아버지! 내 말 듣고 있소

둘이 같이 누웠다고 큰엄니 옆에만 붙어 있지 말고

가끔 홀로 누운 울엄니한테

마실이라도 다녀오슈

울엄니 혼자 얼마나 서럽것소


아버지!

내가 언제 아버지한테 뭐 청탁한 적 있었소

이번엔 내 청 좀 꼭 들어주소


아비 합묘 앞에 바싹 꿇어앉은 팔순 딸의 절규가

지축*地軸을 흔들어 놓는다



2024년,불교문예 봄호




2024 <불교문예>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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