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절규
-조서정
아버지!
큰엄니는 아버지한테 시집와서
겨우 몇 년 살다 우주로 돌아갔지만
열네 살 처녀로
스물여덟 홀아비한테 시집온 울 엄니
아버지 먼저 보내고 평생 수절하며 살았잖소
아버지! 내 말 듣고 있소
둘이 같이 누웠다고 큰엄니 옆에만 붙어 있지 말고
가끔 홀로 누운 울엄니한테
마실이라도 다녀오슈
울엄니 혼자 얼마나 서럽것소
아버지!
내가 언제 아버지한테 뭐 청탁한 적 있었소
이번엔 내 청 좀 꼭 들어주소
아비 합묘 앞에 바싹 꿇어앉은 팔순 딸의 절규가
지축*地軸을 흔들어 놓는다
2024년,불교문예 봄호
2024 <불교문예>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