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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서정 시인 May 08. 2024

리뷰 12. “삭막한 세상,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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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막한 세상,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조서정 시인 산문집 '엄마를 팝니다


[충청신문=대전] 황천규 기자 = 솔직해도 너무 솔직한 조서정 시인 성격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겼다. 만담꾼의 거침없는 입담을 닮았다.


산문집‘엄마를 팝니다’다.


엄마를 판 몹쓸 자식이라는 핀잔도 두려워하지 않는 대담한 도발이다.


조 시인 모친이 이 책을 보면 어찌 나올지 자못 궁굼해진다.


이 책은 2006년 ‘시로 여는 세상’으로 등단하여 지금까지 두 권의 시집을 낸 조 시인의 첫 산문집(달아실 刊)이다.


엄마를 중심으로 조 시인의 가계와 내력이 고스란히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조 시인의 가족사이자 엄마의 개인사이지만. 우리네 모습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그 시대 우리 엄마의 모습이고 우리 가족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가슴 한 켠이 뭉클해진다. 풀 한 포기없는 사막같이 삭막한 세상. 그래도 기댈 곳은 가족이다. 가족은 오아시스이기 때문이다. 지치고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그늘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면서 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기에 그렇다.


산문집은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조 시인 부모님의 혼인 전 중매 이야기부터 첫날밤 이야기, 혼인 7년 동안 아기를 낳지 못해 백마강에 빠져 죽으려 했던 어머니의 사연, 아버지의 이유 있는 첫 외도 등 솔직해도 너무 솔직한 웃지 못할 가정사가 옴니버스 소설형식으로 전개된다.


‘씨뿌리는 남자’라는 타이틀로 시작되는 2부는 “나 데려와 아무것도 해 준 것이 없다”는 어머니의 타박에 아버지가 “자식을 넷씩이나 낳아줬으면 남자로서 할 일 다했다”고 으름장을 놓은 사연이 유머러스하게 펼쳐진다.


3부는 가난한 집안에 시집와 틈틈이 산에 다니면서 약초를 캐 팔아 자식들을 가르치면서도 10년간 시어머니 똥기저귀 수발을 한 엄마의 곡진한 삶들이 오늘의 이야기처럼 현실감 있게 펼쳐진다.


4부는 사후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꿈이라는 모티브를 통해 재미있게 해석한 부분과 시골 마을에서 일어났던 웃지 못할 아픈 사연들이 던지는 삶의 화두들로 구성되어 있다.


조 시인은 책 맨 앞에 이렇게 적고 있다.


“하늘 천자 별 규자, 죽어서도 별이 되어 나를 지켜줄 내 엄마 박천규 여사에게.”


그리고 작가의 말에서는 또 이렇게 적었다.


“아버지의 여자였던 엄마를 훔친 죄, 뒤늦게 용서를 구합니다. 사남매의 엄마보다 아버지의 여자였을 때 더 곱게 빛났던 우리 박천규 여사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세상 모든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이번 산문집의 편집자이기도 한 박제영 시인은 조서정의 산문집 ‘엄마를 팝니다’를 “엄마에 관한 알파요 오메가”라면서 이렇게 얘기한다.


“좌판 위에 엄마를 올려놓은 여자가 있다. 그 여자는 집을 세 채나 갖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게 다 엄마를 팔아 지은 거였다. 엄마의 모진 세월을 한 땀 한 땀 받아 적어서는 ‘모서리를 접다’와 ‘어디서 어디까지를 나라고 할까’라는 시집 두 채를 올렸고, 이번에는 엄마의 간난신고와 신파를 팔아 산문집 ‘엄마를 팝니다’를 떡하니 올린 것이다. 독한 여자라고? 못된 딸이라고? 아니다. 그 여자의 시집과 산문집을 읽다 보면 자연 우리 엄마와 겹쳐지고 마는 것이니, 어느새 같이 눌러앉아서는 웃다가 울다가 슬프다가 아리다가 그예 눈물 콧물 흘리고 마는 것이다. 여기 엄마를 파는 여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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